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기도에 영남 지역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영남 사람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어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또 22조 원을 들여서 고추를 말릴 수는 없는 거다"고 했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우리나라에 지방공항이 14개가 있는데 대부분 안 쓰고 있고 심지어는 고추만 말리고 있다는 것이다. 동남권 신공항을 지어봤자 결국 고추 말리는 용도밖에 안 될 것이란 얘기다.
참으로 가당치 않은 망발이자 무지의 고백이다. 동남권 신공항과 현재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지방공항은 엄연히 다르다. 영남 지역을 포함, 폭증하고 있는 남부 지역의 항공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것이 동남권 신공항이다. 고만고만한 지방공항과 차원이 다른 국제공항이란 것이다. 이 같은 기본 개념을 무시한 채 동남권 신공항을 또 하나의 지방공항으로 몰다니, 견강부회도 이런 견강부회가 없다.
또 22조 원이란 소리는 또 무슨 얘긴지 모르겠다. 정 의원은 일본이 22조 원이나 들여 지은 간사이 공항이 실패한 것을 예로 들며 '고추' 발언을 했다. 자세한 사업 계획을 모르는 일반인들이 들으면 신공항 사업비가 22조 원이나 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정부가 추산한 신공항 사업비는 10조 원 안팎(밀양 10조 3천억 원, 가덕도 9조 5천억 원)이다. 이를 몰랐다면 집권 여당 최고위원 자질이 의심스럽고 알고도 그렇게 말했다면 의도적인 악선전이다.
지방공항이 고추 말리는 곳으로 전락했다는 발언도 진위가 의심스럽다. 지방공항 어디서 언제 고추를 말렸다는 것인지 확인했는가. 출처도 불분명한 얘기로 동남권 신공항의 당위성을 호도하는 행위를 영남인은 묵과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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