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부터 매일신문을 구독했으니까, 올해로 만 50년을 매일신문과 함께한 셈이죠."
반세기의 세월을 매일신문 '열혈독자'로 자처하는 김영옥(79)'백용희(76) 씨 부부. 대구시 중구 남산 4동 자택으로 찾아간 기자에게 노부부는"매일신문을 오래 보니까 인터뷰 영광도 있네요"라며 인자한 미소를 보인다.
김영옥 할아버지는 1955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대구 칠성동에서 식품가공공장을 운영했는데, 이때부터 매일신문과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밝힌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당시 사업에 많은 도움이 됐고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했다"며 "신문 전체 지면을 정독하며 읽는 습관은 나이 팔십이 되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신문에 대한 애정은 백용희 할머니도 '부창부수'(夫唱婦隨)의 경지다. 남편 사업을 내조하면서 바쁜 가운데서도 하루도 신문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알고 보니 백 할머니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로 또 대구지역 신문사에서 논설위원, 주필을 지낸 목우(牧牛) 백기만 선생의 둘째 딸. 백 할머니는 가세가 기울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경북여고 졸업반 시절에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나의 세월에 부치는 말'이란 글로 아버지가 계신 신문사에 투고도 했었다. 주부로 생활하면서도 자녀 양육 과정에서 겪는 세대차를 수필로, 어린이에게 많은 꿈과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어머니가 참된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매일신문에도 수차례 기고를 했다. 백 할머니는 이러한 자신의 글이 실린 빛바랜 지면을 아직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겠죠. 어릴 적부터 신문이 좋았고 내가 신문을 보는 모습이 자식들에게도 전해졌을 것 같아요. 따라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하더군요."
노부부의 자녀들은 대기업 연구원으로, 의사, 검사로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한 삶을 걷고 있다고 한다.
요즘도 김 할아버지는 새벽잠에서 일찍 깨면 2시간 정도는 신문을 정독한다. 하루 종일 신문에서 손을 떼지 않기 때문에 모든 지면을 '아껴서' 읽는다고 했다.
노부부는 나이를 먹으니까 건강'문화기사에 관심이 더 간다고 말했다. 유림, 선비문화, 지역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소개 기사를 좋아하며, 특히 자신의 집안과 관련된 기사는 더욱 가슴에 와닿아 스크랩을 해 놓는다고.
"매일신문은 역사적으로 전통 있고, 내용 면에서 한결같이 충실함을 유지해 왔습니다. 대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보배 같은 신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구문'이 되는 어쩔 수 없는 뉴스의 속성에도 신문을 귀중하게 여기면서 평생을 읽어왔다는 노애독자의 말은 기자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석수기자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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