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은 안동시 풍산읍 막곡리 청성서원에서 송암 권호문(1532~1587) 선생 종손가(종손 권기철 중앙대 명예교수)로부터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548호인 '퇴도선생필법'(사진) 1첩과 '퇴도선생유첩' 2첩을 인수했다.
퇴도선생 필법 1첩은 1555년 6월 이황이 송암 권호문에게 글씨본으로 써준 친필 서첩으로 이백'두보 등 중국 시인들의 5언시와 7언시 여러 수를 크고 작은 글자로 해서'행서'초서의 순서로 쓴 것이다.
퇴도선생 유첩 2첩은 이황이 제자 권호문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서간첩으로 1554년에서 1567년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글로, 한 첩에는 3통, 다른 한 첩에는 5통이 실려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번 기탁으로 국가지정문화재가 54종 613점(국보 '징비록' 등)으로 늘어났으며 국내 한국학 연구기관으로서는 가장 많은 지정문화재를 소장하게 됐다. 특히 2011년은 도산서당 창설 450주년이 되는 해로 이황의 깊은 예술적 정신적 경계가 담겨 있는 귀중한 자료가 기탁돼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기탁된 자료들을 진흥원이 소장하고 있는 이황 및 도산 제현들의 유묵과 일괄 정리해 별도의 귀중본 자료집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또 그동안 고서와 고문서, 목판에 집중되어 있는 자료 수집의 범위를 좀 더 다양화하면서, '필첩'(筆帖)과 같이 우리 선현들의 담백한 묵향을 느낄 수 있는 생활문화 관련 자료의 수집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퇴도선생필법과 퇴도선생유첩
퇴도 선생 필법은 제자에게 글씨 교본으로 써준 필적이기 때문에 필법이 엄정하다. 특히 앞쪽에 큰 글씨로 쓴 정자체는 당시 유행하던 조맹부의 서풍에 바탕을 두었다.
퇴도 선생의 글씨는 일반적으로 '방정하며 단아하고 중후하다'고 평가된다.
이 첩에서도 그러한 면모를 감지할 수 있는데 필획이 근엄하면서 해정하며 짜임이 중후하여 그의 노년기 서풍을 대표할 만하다.
퇴도 선생 유첩의 글씨에는 이황의 숭고하면서도 자상한 인품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 일반 서예가들의 글씨와 달리 학문과 수양의 결과, 교양의 한 부분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허균은 퇴도의 시에 대해 "높은 경지에 들려고 애쓰지 않는데도 저절로 높아졌다"고 평했는데 글씨도 그와 마찬가지라 하겠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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