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고미학] <37>할리 데이비슨, '이단아'반항아'

단순히 제품구매 의미에서 어떤 집단에 속하기 위한 수단

'할리 데이비슨'(Harley Davidson)=주류의 관습에 저항하는 이단아'반항아.

브랜드가 사회적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할리 데이비슨을 숭배하는 소비자들은 그런 기존의 관행에 반항하는 정서를 담고 있는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또 기업은 소비자 스스로 자신이 선망하는 그룹의 일원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를 마케팅에 잘 이용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힙합패션을 지향하면서 10대들의 흥미를 이끌어낸 '토미 힐피거'(Tommy Hilfiger)와 청바지로 대변되는 젊음의 상징, '리바이스'(Levi's) 등이 있다. 이런 정서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젊은 세대들이 패션 브랜드를 단순히 옷이라는 제품적 의미에서 벗어나 어떤 집단에 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구입한다는 사실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서는 소비자의 무의식 중에 이미 브랜드 스토리로 자리를 잡고, 브랜드의 가치는 급상승하게 된다. 바로 할리 데이비슨의 성공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할리 데이비슨은 미국의 대표적인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자동차의 포드(Ford), GM(General Motors)처럼 하나의 상징이 되어 있다. 그만큼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파워 브랜드라는 얘기다. 이 브랜드의 사용자 대부분은 또 H.O.G(Harley Owners Group'할리 소유자의 모임) 중 하나에 개별적으로 소속돼 있다.

할리 데이비슨 구매자를 위한 커뮤니티는 거의 완벽에 가깝다. 격월로 정보지를 받아보고, 매주 혹은 매월 열리는 모임에 참석할 뿐 아니라, 대리점의 후원을 받는 야유회에도 참가한다. 더불어 매년 미국 42개 주에서 랠리를 열고, 브랜드에 대한 열정적인 마니아들은 할리 데이비슨 로고의 문신까지 새기기도 한다. 이처럼 할리 데이비슨은 소비자와 관계적 파트너로서의 의미를 구축해 이를 지켜보는 다른 모터사이클 이용자들에게도 부러움을 사도록 만들고 있다. 그래서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면서 할리 데이비슨으로 갈아타는 모터사이클족들도 크게 늘고 있다.

할리 데이비슨 코리아에서는 이런 광고 스토리를 보내줬다. '올해로 탄생 108주년을 맞이할 만큼 오랜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수많은 라이더들의 꿈을 실현시켜준 드림 브랜드로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 할리 데이비슨은 단순한 모터사이클이 아니라 이를 통해 라이더의 개성을 표현해 내는 하나의 문화.'

할리 데이비슨 코리아 홍세나 홍보마케팅 담당자는 "사실 할리 데이비슨은 모터사이클을 경험하기 위한 모든 것, 즉 할리 데이비슨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모든 것을 제안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사용자나 동호회가 늘고 있는 추세며, 특히 봄이 오면서 이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 데이비슨은 이런 명품 브랜드를 바탕으로 모터사이클뿐만 아니라 의류 및 액세서리에도 브랜드 철학이 반영된 다양한 광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It's Time to Ride'광고는 언젠가 할리 데이비슨을 타겠다고'다짐'만 하는 라이더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지금 할리 데이비슨을 타라는 카피를 담은 광고다. 의류 광고 'Be the Center of Attention All Day'광고는 할리 데이비슨 매장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두 번 놀라게 된다. 첫 번째는 할리 데이비슨 매장에서 의류를 판다는 점, 두 번째는 라이딩 의류'보호 장구'액세서리 등 일반 의류매장을 능가할 만큼 다양한 제품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1990년 할리 데이비슨 모터 컴퍼니 미국 본사 광고는 아기가 등장해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When Did it Start For You?', 번역하면 '당신은 언제부터 할리 데이비슨을 만나기 시작했나요?'

할리 데이비슨이 '미래의 라이더'를 위한 다양한 어린이 제품도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할리 데이비슨에 영감을 받고 자랐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광고카피로 설명하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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