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대구 앞산과 수성못, 두류공원 등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구태여 찾아가지 않아도 봄꽃이 우리 곁에 찾아왔다. 길가 풀숲이나 오래된 돌담에 핀 봄의 느낌을 집으로, 사무실로 초대하자.
앙증맞은 화분 하나만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화사한 연분홍 미니 양란 한 줄기로도 사무실을 화사하게 밝혀준다. 노란 프리지어 한 다발을 사서 식탁에, 사무실 책상에 꽂아보자. 그 향기에 일주일이 행복해진다. 꽃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하는 마술사다.
◆봄꽃 집으로 초대하기
봄이 되면 집안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연출하고 싶어진다. 주부들은 커튼도 바꿔 달고, 가구도 이리저리 재배치하는 등 겨울 분위기를 털어내고 산뜻한 봄 분위기를 조성한다.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역시 '봄꽃을 집안으로 불러들이는 일'이 가장 좋다. 야산에 활짝 핀 분홍빛 진달래를 볼 때마다 한아름 꺾어 거실에 꽂아두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할미꽃 등 정겨운 야생화도 좋다. 주변 사람들에게 봄꽃 화분 하나를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봄꽃 어디서 살까?
봄꽃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예쁜 봄꽃 화분이 2천~3천원 정도다. 대구 동구 불로동 화훼단지에는 봄꽃이 지천이다. 팔공산에 봄나들이를 가던 행락객도 차를 세우고 봄꽃 고르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주부 김주향(55'수성구 범물동) 씨는 "오랜만에 주말 봄나들이를 하면서 꽃향기를 맡으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다"며 "봄꽃이 예상외로 가격이 저렴해서 자주 들러야겠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노란 프리지어와 시클라멘, 튤립 등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봄꽃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로즈마리, 라벤더 등 허브류와 아기자기한 선인장 등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동네 꽃집에도 다양한 봄꽃들이 많다.
◆키우기 쉬운 봄꽃 종류
불로동 화훼단지 내 '자연농원' 임경희(46) 대표는 "올봄에는 시클라멘, 수국, 허브 종류와 미니 장미, 프리지어, 칼라 등을 많이 찾고 있다"며 "단돈 몇천원으로 집안 거실이나 사무실을 환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 주부들은 선물받은 화분들을 잘 관리하지 못한 경험이 있어 화초 키우기를망설인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봄꽃들은 물주기나 햇빛만 조금 신경 쓰면 얼마든지 오랫동안 잘 키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처음엔 쉽게 키울 수 있는 편안한 꽃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겐베리아'수선화'시클라멘'튤립'바이올렛'수국 등은 집에서 햇빛만 잘 드는 곳에 두면 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다.
◆꽃을 잘 키우는 방법
식물을 키우는 데는 '물주기 3년'이라는 말이 있다. 화초에 물 주기는 쉬운 듯하면서도 상당히 까다롭다. 식물의 종류에 따라서 물이나 습도 등의 요구가 다르며 또 재배환경이 다르다.
수성구 지산동 대구지방경찰청 앞 '남촌플라워' 김영희 대표는 "물만 잘 주면 90%는 성공"이라고 한다. 물론 화초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적당한 물과 양분, 바람과 햇볕은 꼭 필요하다. 물의 양도 적절해야 하고 묵은 가지는 잘라주고 싹이 나면 영양제를 준다. 2, 3년에 한 번은 영양 많고 부드러운 흙으로 분갈이도 해줘야 한다. 식구가 늘어나면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을 너무 자주 주는 것은 좋지 않다. 겉흙이 말랐을 때 흠뻑 주면 된다. 꽃을 피우고 나면 영양분도 떨어진다. 그러므로 꽃이 진 후에는 꼭 영양제를 줘야 한다.
◆발코니에서 꽃 키우기
발코니에서 키울 식물을 선택할 때는 아파트의 층수와 발코니의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발코니가 위치한 층과 방향은 햇볕의 양과 많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햇볕의 양은 곧 온도와 직결돼 키울 수 있는 식물의 종류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아파트 1층인 집은 햇볕이 비치는 시간이 짧아서 꽃 피는 식물을 두었다 할지라도 꽃이 피지 않기도 한다. 햇볕이 많이 들지 않는 서북향의 발코니는 음지식물이 좋다.
▷봄꽃=수선화'튤립'히아신스'팬지'프리뮬러
▷가을꽃=사피니아'철쭉'란타나
▷겨울꽃=포인세티아'시클라멘'칼란코에'아프리칸 바이올렛
▷추위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남천'아이비'자금우'애란'사철나무 종류.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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