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은 끝나지 않았다. 당장 경제성 때문에 못하겠다는 이 정부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점을 검증해서 분명하게 밝혀내고 부산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신공항 재추진을 위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 정부에 대한 섭섭함을 넘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다시 공약으로 내세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지 않으면 신공항 재추진은 물론이고 정권재창출도 어렵다는 것이다.
-신공항 추진이 백지화됐지만 정치권에 던져진 과제는 적지않다.
▶우선 신공항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다른 국책사업에 비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밝히고 설득해야 한다. 신공항은 새만금사업이나 호남고속철, GTX 등의 다른 국책사업에 비해 경제성은 물론이고 국가적인 우선 순위에서 앞선다. 입지평가와 정부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을 다른 시도와 함께 검증단을 만들어 경제성은 물론이고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는 왜 고려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경제성이 없다며 신공항에 반대한다는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왜 신공항보다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는 호남고속철과 새만금사업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가. 수도권 사람들에게 이런 문제를 똑바로 알게 해야 한다.
-부산은 신공항건설이 아니라 '김해공항 가덕도 이전'으로 입장을 전환했다.
▶부산과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 총선과 대선에서도 혹은 다음 정부에서도 지금처럼 똑같은 방법으로 싸우면 신공항은 불가능하다. 경제논리로 안된다고 했지만 청와대가 정작 걱정한 것은 정치논리다. 대구와 부산이 싸워서 안하겠다는 것을 정 최고위원이 자백한 것 아닌가. 시장, 도지사 차원에서 해결하는 데에 실패했고 국회의원들이 합의에 나섰으나 부산이 거부했다. 부산은 동남권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가덕도 이전으로 아예 표현까지 바꿨다. 부산과 합의하지 않으면 당장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도 어렵다.
-합의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총선 때까지는 최대한 서로 밀양과 가덕도를 주장하면서 자극하지 않고 공동으로 추진하겠다는 합의가 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총선 후 인적 물갈이가 된 이후에는 달라지지 않겠는가. 물갈이된 19대 국회에서는 두 지역 간의 합의가 가능하다고 본다.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큰 틀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다. 대선공약으로 만들어내야 희망이 생긴다. 싸워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총선이 계기가 될 것이다.
-대선에서 신공항이 이슈가 될 것인가.
▶현재 지지율 1위인 박 전 대표의 말은 신뢰가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내 다른 대선주자는 물론,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야당 주자들도 신공항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대선후보로 나설 사람들의 생각이 중요하다. 신공항이 이슈로 살아남는다면 그것이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 정치권 책임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 대통령의 책임에 대해서는 더이상 얘기할 것이 없고 김범일 시장의 책임도 그 분이 알아서 하지 않겠나. 국회의원들의 책임에 대해서는 본인이 알아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거나 내년 총선에서의 공천과 심판이 남아 있다. 신공항 백지화를 기폭제로 한나라당이 대구에서 외면당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신공항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대구시민들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봐주느냐가 관건이다.
-물갈이와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정치권의 역할과 위상이 수도권이나 PK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만큼 총선에서 인적 물갈이와 세대교체 요구가 있더라도 할 말이 없다. 시당위원장으로서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저도 대상인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 한나라당은 존망의 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의 지도부와 지금의 체질과 이미지로는 내년 총선과 대선 둘 다 어렵다. 한나라당은 정책에서 민생을 챙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사람도 변하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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