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과 건강] 초미숙아

1kg미만 초미숙아, 초기 생사 고비 넘기면 별 문제 없이 잘 자라

임신 25주 만에 380g으로 태어난 김은식 군이 생사 고비를 여러 번 넘긴 뒤 3.5㎏의 건강한 아기로 퇴원한 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상 신생아의 임신기간은 40주, 체중은 3.2㎏이다. 체중이 2.5㎏ 미만이면 미숙아, 1㎏ 미만이면 초미숙아로 분류된다. 하지만 김 군은 어머니의 극심한 임신중독증으로 인해 분만예정일보다 4개월 정도 일찍 태어났다. 지난해 7월 출생 당시 김 군은 볼펜 크기 정도로 매우 작았으며 체중은 정상 아기의 10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초미숙아는 전체 출생아의 1%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계에서는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불임이 증가하면서 미숙아 비율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미숙아가 생존하기 힘든 이유는 장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폐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아 호흡을 잘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 김 군도 출생 당시 폐 발달 상황을 알 수 있는 젖꼭지가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눈도 뜨지 못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출생 직후 오그라든 폐를 펴기 위해 폐 계면활성제가 투여되었고 분당 900회 정도 호흡할 수 있도록 돕는 고빈도 인공호흡기도 부착됐다. 또 생후 3일 만에 심장수술을 받은 데 이어 입원 중 장이 막히는 바람에 탈장 복원수술도 받았다.

그동안 신생아의 생존 한계 체중은 400~500g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면서 생존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내 초미숙아의 생존율은 1960년대 8.2%에서 90년대 37.4%, 2002년 56.1%, 2007년 67.7%, 2009년 71.8%로 향상됐다.

김 군은 국내에서 태어나 생존한 초미숙아 가운데 가장 적은 체중으로 태어났다. 그동안 기록은 2004년 삼성서울병원에서 434g으로 태어난 김소망 양이 갖고 있었다. 세계에서는 286g으로 태어나 생존한 사례가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초미숙아 생존율은 남녀 차이가 있는데 여자의 생존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세계 최고 기록을 가진 286g의 초미숙아도 여자 아기였다. 김 군은 세계에서는 70번째, 남자 아기로서는 세계에서 11번째 적은 체중으로 태어나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미숙아는 초기에 생사 고비만 잘 넘기면 별 문제 없이 잘 자란다고 한다. 김소망 양도 무럭무럭 자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한편 미숙아 생존에 필수적인 인큐베이터 사용료는 전액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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