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대구 동구 내곡동에 있는 대구시 기념물 제8호'내곡 모감주나무 군락지'. 모감주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느릅나무, 떡갈나무 등 수십 그루가 사람들이 버린 각종 생활쓰레기와 함께 뒤엉켜 있었다.
군락지엔 잡목들과 폐비닐, 빈병 등 쓰레기가 널러져 있었고, 가지가 부러진 모감주나무가 부지기수였다. 군락 보호용 철제 펜스는 휘어지고 녹슬어 제구실을 못했다.
대구시 지정문화재인'내곡 모감주나무 군락'이 대구시와 동구청의 무관심 속에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황해도와 강원도 이남에서 자라고 있는 모감주나무는 1962년 충남의 군락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을 만큼 희귀종이다. '내곡 모감주나무 군락'은 다른 지역의 모감주나무보다 크기와 수령에서 훨씬 크고 오래 돼 희귀수종보호 및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곳에는 약 350년 수령 4그루와 5~10년생 100여 그루가 보존돼 있다.
하지만 이곳 관리를 맡은 동구청은 기념물 일대 200m를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해 보호구역만 설정했을 뿐 환경관리는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대구시는 관리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동네 서규열(52) 통장은"20년 넘게 살면서 구청에서 군락지 일대에 대해 환경조사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귀한 모감주나무의 가지가 부러지고 말라 비틀어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백남길(61) 씨는 "동구청에 모감주나무를 제대로 관리해달라는 민원을 수차례 넣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며 "있는 관광자원이라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문화재 일대 토지가 개인 소유인 곳이 많다 보니 관리가 힘든 측면이 있다"며 "필요하면 해당 토지를 매입해서라도 제대로 관리 하겠다"고 해명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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