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보통의 경험

한국성폭력상담소 지음/이매진 펴냄

버스나 지하철에서 겪는 불쾌한 신체 접촉, 헤어진 남자친구의 스토킹, 술자리에서의 성추행, 직장 상사의 성희롱…. 한번도 겪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게 되는 성폭력 피해들이다. 하지만 막상 피해 경험이 있는 사람 중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2. 3%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 대부분은 두려워서, 막막하고 부담스러워서 그냥 혼자 삭이곤 한다.

이 책은 침묵하던 여성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성폭력과 맞서 싸울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20년간 여성들의 수많은 성폭력 사건 해결을 지원해온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았다. 성폭력에 관한 오해와 편견 바로잡기, 성폭력에 대응하는 여러 가지 방법과 제도, 유형별 대처법, 피해자의 자가 치유까지, 성폭력 사건 해결의 모든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피해자 리더십'을 강조한다. 사건에 관해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많이 고민한 피해 당사자가 바로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 피해자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성폭력의 유형, 각각의 경우에 따른 대처 방법, 구체적인 사건 해결 절차와 도움받을 수 있는 제도와 기관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피해자 지원 기관 연락처가 정리돼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270쪽, 1만2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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