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찾은 대구 중구 종로1가. 화재로 붕괴된 2층 상가 건물 자리에는 검게 그을린 잔해와 뒤엉킨 철제 구조물만 남아 있었다. 현장 주변에는 매캐한 탄 냄새가 코를 찔렀고 파리와 날벌레들도 쉴 새 없이 날아다녔다.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됐던 폴리스라인마저 일부 끊어진 상태였다. 무너져 내린 외벽과 휘어진 구조물은 추가 붕괴 가능성까지 우려하게 했다. 현장 한편에는 최근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담배갑과 생활 쓰레기도 눈에 띄었다.
해당 자리는 지난 2월 9일 오후 발생한 화재 현장이다. 당시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진화 작업에 나섰던 소방대원 3명이 낙하물에 맞아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화재 이후 석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현장은 사고 당시 모습 그대로 멈춰 서 있었다.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은 "종종 이 근처에서 술을 마시는데 올 때마다 그대로라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불에 탄 건물이 철거도 없이 방치돼 있으니 보기에도 불안하고 도시 이미지도 안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대구 중구 한 상가 건물이 3개월이 넘도록 철거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관할 기관인 중구청은 해당 부지가 사유지인 만큼 강제 철거에는 한계가 있다며, 주변 환경 정비와 안전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장기간 방치된 현장은 주변 환경까지 빠르게 악화시키고 있다. 불에 탄 건물 잔해와 쓰레기가 뒤섞이면서 행인들의 무단 투기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또 다른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이날 한 행인은 건물 앞에서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잔해물 안쪽으로 버리기도 했다. 주변 상인들 사이에서는 작은 불씨 하나만으로도 또 다른 화재로 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나온다.
특히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악취와 해충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에 탄 건물과 쓰레기가 뒤섞인 현장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상권 이미지 자체를 해치고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A(27) 씨는 "출근하면 유리창 주변에 날벌레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비라도 오면 벌레가 더 심해진다"며 "취객들이 지나가면서 쓰레기도 많이 버리는데 워낙 지저분하게 방치돼 있으니까 아무데나 버려도 된다는 식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B(40대) 씨도 "3개월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는데 밤이 되면 무서운 느낌도 들어 상권 자체가 어두운 분위기가 될 정도"라며 "지금은 빈땅만 못하는데 빠르게 잔해물들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국민의힘 대구 중구청장 예비후보로 나섰던 정장수 전 경제부시장 또한 상권 악화를 이유로 폐기물 즉각 처리를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정 전 부시장은 "'소방관서장이나 경찰서장은 화재현장 보존조치나 통제구역의 설정이 해당 화재조사와 관련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지체 없이 해제해야 한다'는 법률에 따라 얼마든지 빠르게 조치가 가능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곳은 사유지인 데다 철거 비용 부담 문제까지 얽혀 있어 구청이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악취 관련 민원이 잇따르면서 최소한의 안전 조치를 위해 현장 주변에 펜스 설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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