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청이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한 유치사업에 부담경비를 못 내거나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늦잡쳐지고 있다. 동구청은 동구 각산동에 2009년 대구일과학고를 유치하면서 재정형편을 고려치 않은 채 건축비와 학교 운영경비 지원을 약속했지만 사실상 부도내다시피하고 있다.
동구청은 대구일과학고 유치와 관련, 지난해 말까지 대구시교육청에 주기로 약속한 건축비 45억원을 한푼도 주지 못하고 있다. 이 돈은 전체 건축비의 20%를 차지한다. 또 올해 지원키로 한 학교운영지원금 7천만원과 과학실습실험장비 구입비 10%도 못내고 있다.
이에 앞서 대구일과학고 부지 3만3천㎡ 매입비 83억원도 동구청이 부담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36억원만 토지소유권자인 한국토지주택(LH)공사에 지급했고, 올해와 내년에 각각 26억5천만원과 20억원씩 갚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1호선 반야월역과 학교를 오가는 셔틀버스도 약속한 3대 중 1대(평일 기준)만 운행하고 있다. 대구일과학고는 수성구 황금동에 있는 대구과학고와의 연계 수업이 많지만 셔틀버스 부족으로 학생들이 수업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은 최근 동구청에 약속한 셔틀버스 지원을 실현하라고 독촉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대구일과학고 입지 선정 당시 동구청이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해놓고, 개교 이후 줄 돈이 없다고 하니 난감하다. 언제 주겠다는 약속 이행 계획이라도 내놓으면 좋겠다"고 답답해 했다.
그러나 동구청은"당장 재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2012년과 2013년에는 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청 내부에서는 대구일과학고 입지 선정 당시 유치전에 나섰던 남구나 달서구, 달성군 등은 30억, 40억원 수준의 지원 방안을 제시했지만 동구청은 130억원 지원안을 제시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모 대학 행정학과 교수는"재정자립도가 낮은 동구청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이다 스스로 덫에 빠진 꼴"이라며 "무리한 사업 남발에 대한 적절한 제재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구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19.3%로 가장 높은 달성군(37.19%)의 절반 수준이며 남구(19.12%)와 함께 대구시내 8개 구'군 중 가장 낮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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