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미있는 한방이야기] 다시마

"변비'고혈압'동맥경화에 좋아…소음인은 소량 섭취"

올해는 일본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전 세계가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내에서는 방사능에 대한 우려로 마스크'정수기'공기청정기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아울러 먹을거리에 대해서도 한 번쯤 고민하게 된다.

지난 1986년 옛 소련(현재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사고 때 영향권에 든 유럽 각국에서 요오드 성분이 든 해조류가 품귀현상을 빚은 바 있다. 이는 방사능 누출이나 농작물을 통한 간접오염에 가장 민감한 인체의 부위인 갑상선(甲狀腺) 오염을 예방하고 해독하는 데 요오드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해조류가 좋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와전되어 요오드가 체내에 포화하면 방사성 물질을 흡입해도 짧은 시간 안에 배출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인터넷상에서 급속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소금에 요오드가 함유되어 있다 하여 소금 사재기 열풍도 일어났다.

요오드 함유 식품으로는 다시마'미역'김 등 해조류, 정제하지 않은 천일염 등이 있다. 특히 해조류는 식물성 섬유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를 해소하며, 체내의 산성 노폐물을 배설시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해조류에 함유된 요오드 성분은 식욕을 촉진하고 갑상선의 이상을 막아주는 작용도 한다.

이들 해조류 중에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다시마다. 다시마는 예로부터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천연조미료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 또한 칼로리가 적고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저칼로리 알칼리성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원 푸드 다이어트로 각광받고 있다.

다시마과에 속한 다년생 갈조식물인 다시마(海帶)와 시조과(翅藻科) 식물인 감태의 엽상체를 건조한 것으로 여름과 가을에 걸쳐 바다에서 채취하여 건조한다. 이를 한방에서는 곤포(昆布)라 하며 한약재로 사용한다. 우리나라 연해인 완도, 거제도, 제주도, 흑산도 등에서 생산된다.

한의학적으로 곤포의 성질은 차고 맛은 짜다. 짠맛은 주로 딱딱한 조직을 연하게 하고 기운이 뭉쳐진 것을 흩어버리는 연견산결(軟堅散結) 작용과 성질이 차서 열을 내리고 담을 해소하는 청열화담(淸熱化痰)의 효능이 있다. 그래서 예부터 갑상선종이나 목부위에 염주알처럼 혹이 생기는 경부 임파선종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사용되어 왔다. 또한 이뇨 작용이 있어 고환이 붓고 아픈 증상, 신체의 부종이나 하지부종과 관절이 부으면서 열이 나는 증상 등에 응용된다.

다시마는 다당류성분인 알긴산, 라미나린, 만니톨, 무기염을 함유하고 있다. 건조시키면 20~35%가 무기물이며 수용성염 중에 산화칼슘 40%, 요오드 0.27~0.72%, 칼슘 1.06% 그 외 코발트, 비소 등을 함유하고 있다.

감태는 알긴산 25.6%, 조단백 9.97%, 만니톨7.21%, 회분 26.03%, 칼륨 4.92%, 요오드 0.28% 등을 함유하고 있다.

약리학적으로 알긴산은 장 속에서 콜레스테롤, 염분 등과 결합해 변과 함께 배설되는데 장의 연동운동을 돕고 수분을 보유하는 성질이 있어 변비 해소에 좋다. 또한 혈전이 생기거나 간장에서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막는 등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직'간접적으로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라미나린은 혈압을 내리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린다. 곤포의 칼륨 역시 나트륨을 밖으로 내보내 혈압을 내리며 숙취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곤포 100g에는 갑상선 호르몬의 주재료가 되는 요오드가 약 240~300㎎ 들어 있어서 갑상선의 호르몬 생성을 도와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동물실험에서 카드뮴'납 등 유해 중금속의 체내 축적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며, 또한 알긴산을 투여한 군이 대조군에 비해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곤포는 뼈의 성장 발육, 특히 골화 과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칼슘량을 늘리는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곤포는 성질이 차서 속이 냉하고 대변이 묽거나 배탈이 잦은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곤포에는 소화가 잘 안 되는 점액질과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평소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체질적으로 보면 냉한 체질 특히 소음인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열이 많은 양성체질 즉 소양인, 태양인에게 잘 맞는 식품이다. 그러나 태음인이 먹으면 변비를 예방할 수 있어서 좋다.

##클릭

◆ 다시마는

다시마는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요리를 할 때 너무 오래 끓이지 않아야 한다. 지나치게 오래 끓이면 알긴산이 빠져나가 맛이 떨어지고 영양분도 손실되기 때문이다.

◆ 모발영양제

다시마 20g 정도를 흐르는 물에 씻어 염분을 깨끗이 제거한 후 미지근한 물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미끈한 점액질이 용해된다. 이 물로 머리를 감으면 평소 머리카락이 잘 부러지거나 거칠고 윤기가 없을 때 도움이 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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