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태국 무료 탐방] (3)한적한 시골 깐짜나부리의 '2차 대전 상흔'

6,982명 잠든 연합군 묘지 엄숙한데… 관광명소 '콰이강의 다리' 시끌

깐짜나부리는 혼잡하고 도시화된 방콕과 달리 한적하고 여유로운 시골 마을의 고즈넉함을 가진 곳으로 수려하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일본군의 타이~미얀마 구간 철도 건설에 희생된 영국'오스트레일리아군 포로들이 잠들어 있는 2차 세계대전의 상흔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Tip>방콕에서 깐짜나부리까지 기차나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롯뚜(태국 대중교통의 하나로 일종의 미니밴)를 이용하면 2시간 정도면 깐짜나부리 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다.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했지만 운 좋게도 영어를 잘하시는 경찰관을 만났다. 우리가 원래 가고자 했던 곳까지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그분의 소개로 1천바트(약 4만원)라는 가격에 미니트럭 같은 썽태우 한 대를 빌렸다. 처음에는 비싸다 생각했었는데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은 다 가고 여유롭게 기다려 주시고 게다가 우리가 몰랐던 곳까지 데려다줬다. 처음에 흥정에 실패해서 비싸다 생각했었으나 깐짜나부리의 대부분을 돌아본 뒤엔 저렴한 가격이라 느꼈다.

◆에라완 국립공원(ERAWAN NATIONAL PARK), '자연 속 여유'

태국은 석회암 지역으로 이루어진 만큼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웅장하면서도 독특한 카르스트 지형을 볼 수 있다. 에라완 국립공원은 태국의 12번째 국립공원이며 면적 550㎢로 7층 폭포가 유명하다.

더위와 좁은 썽태우를 타고 와서 지쳐 있던 우리는 숲 속에 들어서서 푸르고 깊은 물과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를 보는 순간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바빴다. 그리고 시원한 물속에서 수영복을 입고 헤엄치며 노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도 수영복 입고 올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물속을 노니는 커다란 물고기들에 겁먹어서 한동안 얼어붙어 있었던 것도 잠시 폭포를 맞으며 재미있게 노는 사람들을 보며 용기를 내서 발만 살짝 담근 순간 느껴지던 그 시원함이란! 대자연과 함께한 잠깐의 순간이었지만 너무 즐거웠다.

Tip>태국은 석회암 지역인 만큼 물에도 석회가 섞여 있으므로 꼭 생수를 사 먹어야 한다. 물을 구입할 때는 아끼지 말고 비싼 생수를 사 먹는 것이 좋다. 양치를 할 때도 마지막 헹굴 때는 꼭 생수로 헹궈야 한다.

◆전쟁의 상처, '콰이강의 다리'

'콰이강의 다리'는 영화와 소설 등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다리로 죽음의 철길이라고도 불린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군대의 지휘, 감독 하에 연합군 전쟁포로들이 투입되어 건설됐다. 한국도 과거 일본에 대한 역사적 앙금이 남아있는 만큼 왠지 모를 아픔이 느껴졌다.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인데다가 바닥이 뚫려 있어 건너면서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이 다리를 건설하면서 희생된 그들이 느껴지는 것 같아 조금은 숙연해지는 느낌이었다.

다리 위에서 만난 거리 악사의 바이올린 소리가 더 구슬프게 느껴진 건 그 때문이었을까. 다리 바로 옆의 활기찬 분위기의 시장과 다리 바로 앞에 세워진 미사일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콰이강의 다리 가까운 곳에 이 죽음의 철도공사를 하다가 목숨을 잃은 6천982구의 유엔군 포로들의 유해가 묻혀 있는 연합군 묘지가 있는데 시끌시끌하고 북적북적한 콰이강의 다리와는 달리 늦어서 들어갈 수가 없어서 바라보기만 했는데도 엄숙하고 무거운 느낌이었다.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고 돌아가려는 찰나 마침 마지막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신나는 마음에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Tip>택시는 길을 잘 모를 때 편리한 이동수단이다. 찌는 듯한 더위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길을 잃고 헤매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일 수 있다. 하지만 교통체증을 이유로 요금을 흥정하고 출발할 경우 외국인이라 바가지 요금을 뒤집어쓸 수도 있으니 꼭 "Please meters!"라고 요구하는 것이 좋다. 택시 기사 아저씨가 영어를 못할 수도 있으니 호텔 명함을 꼭 가지고 나가도록 하고, 행선지는 태국어로 미리 찾아두는 것이 좋다.

◆태국의 음력설, '쏭끄란'(Songkran)

우리가 태국을 방문했을 때는 축제기간이었다. 태국의 기후는 건기와 우기로 나뉘는데 우기로 넘어갈 때 가랑비에서 곧 호우로 바뀐다. 축제 역시 사원의 불상 퍼레이드로 시작해서 이내 물 뿌리기로 바뀌어 그들의 기후와 문화를 드러내고 있다. 음력설 쏭끄란(태국 사람들은 쏭끄란이 아니라 쏭깐이라고 발음한다)으로 인해 방콕 곳곳에서는 물싸움이 한창이다. 4월 13일에서 15일까지이지만 12일부터 축제의 전야제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설처럼 문 닫힌 상점도 많고, 왕궁과 같은 관광지도 문을 닫는다.

쏭끄란 때 서로에게 물을 뿌려주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것은 서로의 축복을 바란다는 의미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가는 곳곳마다 쏭끄란으로 들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태국에서 첫날 탔던 택시의 기사 아저씨는 쏭끄란이 시작하기도 전임에도 불구하고 물총 쏘는 것부터 시작해서 바가지로 물을 끼얹는 시늉을 하며 한껏 신난 모습으로 우리에게 이야기하셨다. 어딜 가나 쏭끄란 노래가 흘러나왔고, 물총 들고 웃고 있는 사람들과 얼굴과 옷에 석회를 묻힌 채 다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쏭끄란 첫날 BTS 안에서는 여기저기 회색 석회물을 맞은 듯한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쏭끄란 기간에는 특히 소매치기와 외국인을 상대로 한 바가지가 심하다. 우리도 카오산 로드로 가는 길에 태국 여성 둘이 다가와 새해라서 준다며 옥수수 두 봉지를 건네는 것에 당했다. 우리가 우물쭈물하자 다섯 봉지를 자기가 뜯어서 우리 앞에 흔들며 뿌려놓고는 한 봉지에 100바트씩 달라고 요구했다. 비싸서 못 준다는 말에 덩치 큰 남자와 여러 명이 우리를 둘러쌌다. 너무 무서웠다. 결국 한 사람당 50바트씩 주고서 풀려났다.

Tip>쏭끄란 기간에는 옷은 물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젖을 각오를 해야 한다. 외국인이라 센스 있게 많이 젖지 않는 상의로 조준을 해주긴 하지만 여권이나 카메라, 휴대폰 등은 지퍼백에 넣어 가방 깊숙이 두는 것이 좋다. 가게는 문을 열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에 가기 전에 계획서를 다시 한 번 미리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

◆태국의 한류 바람, '씽씽'

태국의 한류 바람은 방콕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빅뱅이나 소녀시대의 노래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편의점에선 2PM, 장근석이 인쇄된 과자나 사탕도 찾아볼 수 있었다. 택시기사 아저씨는 농담으로 자신의 여자친구는 이영애 아니 송혜교라고 장난삼아 이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태국 사람들은 우릴 볼 때마다 일본인이냐고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면 중국인이냐고 물어봤다. 이번 대구공항 태국노선 취항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태국을 찾고, 그들에게 한국도 더 많이 알리고,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도 많이 심어야겠다. 다음에 태국에 갔을 땐 한국인이냐고 물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루(류보경'24'취업준비생)

희찡(임희진'24'취업준비생)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