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지역 정치권이 시끄럽다. 오는 6월 30일 유승민 시당위원장이 임기를 끝내는데 차기 위원장은 내년 6월 말까지 1년 임기다. 그 사이 4'11 총선거가 끼어 있다. 이번 시당위원장은 공천에 크든 작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여겨져, 누구를 올리면 나에게 유리한가를 놓고 의원들이 주판알 튕기기에 분주하다.
시당위원장 선출에 규칙은 없다. 의원들이 말하는 선출 관례는 당직을 맡고 있지 않은 의원 중 선수(選數)와 나이순으로 시당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이다. 18대 국회 초반 서상기 의원(북을)이 연임했고, 현재는 유 위원장이다. 시당위원장을 한 번도 맡지 않은 재선 이상급 의원은 3선의 이한구, 재선에서는 이명규(1956년생), 주성영(1958년생), 주호영 의원(1960년생)이다. 관례대로라면 차기는 이 의원 몫이다.
그런데 다른 말이 나온다. 4선의 박종근 의원(달서갑)은 "정해진 순번이라는 것은 없다"며 "의원들이 모여 후보와 선출 방식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이해봉 의원(달서을)은 "(본인이) 16대 국회에서 4년을 했고, 강재섭 당시 위원장이 6년이나 했다. 본인의 뜻만 있다면 유 위원장이 연임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한구 의원(수성갑)은 "이번 시당위원장은 굉장히 중요한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다. 이번에는 업적에 의한 연임으로 가야 할 듯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유 위원장 연임을 주장하고 있고 또 일부 의원들은 주성영 의원을 밀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친이계로 위원장이 바뀔 경우 혹시 공천에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를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이명규 의원은 한나라당 중앙위의장 출마로, 주성영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 관계로 시당위원장을 맡지 않았다. 그래서 별로 할 뜻이 강하지 않던 유 의원에게 위원장 자리가 돌아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4'27 재보선 패배로 당 분위기가 혼란스럽고 소통과 화합을 외치는 마당에 친이계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식의 이야기는 잘못된 것 아니냐"며 불편한 기색을 표하고 있다.
유 위원장은 "이 의원과 주 의원 사이에서 합의해 이 의원이 하는 것이 맞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 또한 정치인들 사이의 합의인데 깨는 것은 좋지 않다"며 "작금의 대구지역 정서를 감안하면 친이, 친박을 따지는 것은 좋지 않다. 6월 초 시당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모임을 갖고 의사를 물어본 뒤 순리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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