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B '박재완 카드'로 후반기 국정 고삐 다잡기

5·6 개각 배경과 의미

이명박 대통령이 6일 단행한 개각에서 교체되는 장관들이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이만의 환경부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6일 단행한 개각에서 교체되는 장관들이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이만의 환경부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6일 단행한 개각은 4'27 재보선 참패에 따른 민심 수습과 당정청 개편의 모양새를 띠고 있다.

총선에 출마할 여권 인사들의 기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임기 말까지 국정을 책임질 수 있는 관료 출신들을 주로 기용함으로써 '일 중심 내각'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로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새 내각은 그야말로 일 중심 내각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다"면서 "대통령이 일 중심으로 인선을 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5명의 후보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장관에서 기획재정부로 자리를 이동한 박재완 장관 내정자를 제외한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이채필 고용부 장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내정자 등이 모두 해당부처에서 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특히 이 고용부 장관 내정자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은 장애인인데다 검정고시를 거쳐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 노동부에서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는 점에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실장은 이 내정자에 대해 '입지전적 인물'이라고 소개하기까지 했다.

이 밖에 유영숙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이번 개각에서 유일한 여성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원장을 지내고 현재 KIST 책임연구원으로 있는 대표적 여성 과학자 출신이다.

반면 이번 개각의 핵심은 박 재정부 장관 내정자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박 장관 내정자 기용은 재보선 참패 이후 흐트러진 국정분위기를 다잡고 후반기 국정 장악력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부처 장악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박 내정자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이 정권 초기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해 온 최측근 인사라는 점에서 임기 후반부에 경제수장을 맡김으로써 부처를 통할하고 예산을 배분하는 재정부를 장악, 국정운영의 고삐를 잡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인사라는 것이다.

재정부 출신이 아닌 박 내정자를 재정부장관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임 실장은 "박 장관이 가진 종합적인 국정과제에 대한 역량을 평가하고 지금 진행 중인 국정과제를 실효성 있게 추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개각은 당초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이 대부분 탈락하고 신진인사들이 대거 기용된데다 통일부와 법무부 장관의 경우, 다음 개각으로 미뤄지는 등 재보선 참패에 대한 민심 수습과 이날 치러진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결과에도 다소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통일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 각각 초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전 주중대사와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기용하려고 했지만 다음 개각으로 미룬 것은 '측근 기용'이라거나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이 모두 대구경북 출신 인사라는 점 때문에 TK 편중인사라는 비판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함께 받고 있다. 이번에 기용된 장관들의 출신 지역이 경남과, 충북, 강원, 울산, 경북으로 비교적 지역 안배가 잘 된데다 출신 대학 역시 특정 학교에 편중되지 않았고, 여성과 지방대 출신도 각각 1명씩 포함됐다.

청와대는 개각에 이은 청와대 후속 개편 시기와 폭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유럽순방일정을 마친 후 청와대 개편도 뒤따를 전망이어서 '청와대 면모 일신'을 건의한 임태희 대통령 실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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