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던 코스피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쉬어가는 모양새다. 주가가 단기간, 껑충 올랐다는 부담감에 당초 예상과 달리 제조업 지표 하락이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어린이 날 휴장을 앞둔 코스피는 이틀 연속 급락했다.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는 예상대로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이를 차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했다.
휴장하는 동안 열린 미국 증시도 비교적 급한 조정을 이어갔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이라는 미국의 해묵은 숙제 해결은 오히려 증시에 부담이 되는 모습이다. 보복 테러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어서다. 고용시장 회복이 더디다는 점도 미국 증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4월까지 기업들의 깜짝 실적이 상승장을 이끌었지만 5월 들어서는 실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조정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는 실적이라는 강력한 모멘텀이 단기급등 피로감에 소진된 모습이다. 문제는 조정기간이 얼마나 갈 것이냐다. 시장을 잘 살펴보면, 조정을 위한 핑곗거리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눈높이 조절 국면에 진입해 있는 경제지표들의 흐름이 그렇다. 낙관적 투자심리와 견조한 기업실적에 가려있기는 하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대내외 경제지표들은 시장 컨센서스 대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 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감이 맞물려 투자심리가 위축된다면, 지난해 상반기에 나타났던 현상처럼 경기에 대한 눈높이 조절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실제로 펀더멘탈이 안 좋아지는 것은 아닌 만큼 시장 영향력은 그렇게 길어지지는 않겠지만, 가파른 랠리로 인해 지친 시장에 단기 조정의 빌미 정도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쉬어가는 것도 전략이다.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이후에는 실적 모멘텀이 우수한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재유입되며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좋은 종목은 좋은 실적을 내 좋은 투자자를 또다시 끌어모은다는 단순한 순환 방식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올해 추가적인 지수상승을 예상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이런 상황이라면 주도주가 약간 변할 뿐 지금까지의 지수상승을 이끌었던 주도주들이 다시 한 번 중앙 무대에 올라 추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