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마트 "문열면 돈벌던 시대 끝났다"

점포 늘어 경쟁 심해, 물가 올라 손님 줄어…성장세 제자리걸음

대구지역 대형마트 성장세가 제자리 걸음이다.

업체 수가 계속 증가하고 지역 경기지수도 호전되고 있지만 지역 내 대형마트 매출액은 지난해부터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대형마트 점포 수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고 매출도 성장 한계치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며 "업체 간 과당 경쟁이 심해지는 것도 시장 상황이 달라진 탓"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대형마트 상권을 양분하고 있는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수성 지역' 상권을 두고 한 차레 격돌할 예정으로 있어 대형마트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춤한 성장세

대형마트가 대구에 첫 등장한 것은 지난 1997년으로 북구 칠성동 홈플러스 대구점이 시초다.

14년이 지난 현재 대구지역 내 대형 마타는 모두 19곳.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각각 8곳, 코스트홀세일, 롯데마트, 동아마트가 1곳씩이다. 기업형 슈퍼인 SSM도 34곳에 달한다.

대형마트는 급증했지만 몇년간 매출액은 '주춤'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대구지역 대형마트(매장면적 3천㎡ 이상) 판매액은 1조4천711억원, 2009년은 1조5천26억원, 2010년은 1조6천573억원으로 3년간 12%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이 10%를 넘어섰고 대형마트 2곳이 새로 문을 연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체 현상을 보인 셈이다.

올들어서도 매출 포화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판매액은 1천413억2천만원, 3월은 1천481억원으로 2개월 합산액이 2천8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2천726억원과 비교하면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168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형마트 1곳 당 월 평균 매출액도 2009년 12월 기준 78억원에서 70억원으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와 신규로 문을 연 대형 마트 수를 감안하면 대다수 점포 매출이 정체 또는 마이너스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정체는 업체 간 과당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대형마트들이 피자와 치킨, 자전거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상품에 대해 저가 경쟁을 벌이며 동네상권의 반발을 사는 것도 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대형마트의 저가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최다, 최대, 최저'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과장'허위 광고가 업계의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간 1위 경쟁

대구 상권을 둔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북구 칠성동 홈플러스 인근인 침산동에 이마트가 문을 연 이후 시작된 두 업체간 경쟁은 달서구 월배와 성서 상권 경쟁으로 이어졌고 올해는 수성구로 넘어갔다.

수성구 지역에 점포가 없던 홈플러스는 지난해 황금네거리 수성점 개점에 이어 8월 대구스타디움 지하공간에 시지점을 개점한다.

현재 수성구 대형마트 시장은 만촌점과 시지점 2곳의 점포를 둔 이마트가 사실상 독식 구조였다.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대구 지역 점포수는 8대 8의 같지만 전체 매출 규모는 이마트가 앞서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는 8개 점포에서 7천126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홈플러스는 5천761억원에 그쳤다. 이마트가 2009년 6천651억원에 비해 10%대의 매출 성장을 보인 반면 홈플러스는 동 기간 6천34억원으로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점포 당 매출 순위에서도 이마트 만촌점이 1천533억원으로 1위, 홈플러스 성서점(1천437억원)이 2위며 이마트 월배점(1천377억원), 홈플러스 칠곡점(1천256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장 수는 이마트와 비슷하지만 매장 면적이 이마트가 넓어 이 같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수성점이 본궤도에 오르고 시지점이 문을 열면 매출 격차는 상당히 줄어 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통업계는 향후 대형 마트 성장세에 대해서도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형마트와 경쟁 관계인 기업형 슈퍼인 SSM이 대구에 34곳에 이르는데다 6곳의 기존 백화점 점포에다 현대와 신세계 백화점이 신규로 문을 열면 대형마트 시장이 더욱 위축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대형마트 수가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성장이 한계치에 달한 만큼 추가 점포 개설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매출 감소 극복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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