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인동 찜갈비는 따로국밥, 소막창구이, 무침회, 납작만두 등과 함께 '대구 10미(味)' 중 하나다. 동인동 찜갈비는 양념을 많이 넣어 맵고, 화끈한 맛으로 경상도 음식을 대변하고 있다. 동인동 찜갈비 골목은 1960년대 말 대구시 중구 동인치안센터 뒤편 골목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 12곳이 찜갈비 한 종목만을 특화하여 영업을 하고 있다. 4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인동 찜갈비가 최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인동 찜갈비는 대구의 대표 음식이다. 대구뿐 아니라 전국에도 소문이 나면서 특별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최근 TV 프로그램 '1박2일'에서 프로야구 선수 출신 양준혁과 강호동 씨 등 1박2일 팀이 동인동 찜갈비 골목을 찾으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이 더 알려지게 됐다. 그 여파로 한동안 잊혀가던 동인동 찜갈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인동 찜갈비의 상징은 매운 맛과 빛바래고 찌그러진 '양재기'(양은 그릇)다. 40여 년간 명맥을 유지해오던 '양재기'가 최근 깔끔한 스테인리스 그릇으로 바뀔 예정이다. 노란색의 찌그러진 양은 그릇은 초창기인 1960년대부터 꾸준히 사용돼오며 손님들에게는 익숙하고 정겨운 산물이다. 동인동 찜갈비가 양은 그릇과 궁합을 맞춘 것은 얇은 양은 그릇이 열전도율이 높아 빠른 시간에 조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조리하는 과정에서 양념이 눌어붙으면서 시커멓게 변해 미관상 좋지 않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일부에서는 양은 그릇이 가열되면서 건강에 나쁜 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고객은 양은 그릇이야말로 1960년대 서민들이 즐겨 사용해온 그릇이며 오랫동안 찜갈비를 요리해온 상징이라며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찬반 논란이 일고 있지만, 동인동 찜갈비의 변신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만만찮다. 40여 년 동안 대구의 맛을 담아온 양재기가 정겨움을 주기도 하지만, 세련미가 떨어지고 깔끔함을 좋아하는 시대 분위기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올 8월 개최될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구시는 대회 기간 동안 대구를 방문하는 국내외 손님들이 동인동 찜갈비 골목을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찜갈비를 관광상품화하기 위한 고객 서비스 개선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와 동인동 찜갈비 골목 상가번영회는 대구경북디자인센터를 통해 동인동 찜갈비 브랜드를 개발하는 한편, 양은 그릇 상표를 새겨넣은 새 그릇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양은 그릇 교체와 함께 상차림도 전반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 4월부터 스테인리스 그릇은 2인분용과 3인분용 두 가지로 제작해 각 업소에 배부했다. 그릇 가격은 2만5천원과 2만8천원으로 기존 양은 그릇의 10배 정도다. 하지만 스테인리스 그릇은 열전도율이 양은 그릇과 비슷하면서도 외관상 훨씬 깨끗하며 음식이 늦게 식어 맛이 더 좋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번영회 회원들은 동인동 찜갈비 골목의 전반적인 개선에는 동의하면서도 양은 그릇 교체 문제는 고객들의 찬반이 엇갈리고 있어 완전한 교체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인동 찜갈비를 대구의 대표 음식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어린이 입맛에 맞는 조리법 개발과 친절교육, 외국어 메뉴판 설치 등이 필요하다"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중 골목축제 개최 등 새로운 고객층 확보를 위한 서비스 마케팅으로 음식명소를 만드는데 행정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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