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e and Origins of Mass Opinion
여론조사 결과는 혼동스러울 때가 많다.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각기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매우 상이한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여론조사를 위해서는 표본추출과 질문지 작성, 면접 방식 등 지켜야할 수많은 조건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된 과학적인 여론조사의 경우에도 여론은 일관되거나 안정적이지 않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존 잘러 UCLA 대학 교수의 저서 '여론의 본질과 기원' 만큼 이러한 여론의 본질을 명확하게 설명한 책은 없다.
그에 따르면 대중들이 공적인 혹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갖고 있다고 믿는 선호 혹은 견해는 매우 피상적이다. 말하자면 여론은 특정 이슈에 대한 여러 견해들 중에서 가장 먼저 기억에서 되살려지는 견해 (top-of-head-consideration)일 뿐이다.
당연히 언론의 최근 보도가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더 중요하게는 그 언론 보도의 이슈를 보는 시각(framing)이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런 차원에서 여론은 정치엘리트 및 언론에 의해 결정되며, 그들 사이의 이슈에 대한 권력관계를 반영한다. 요컨대 빈번히 보도되는 지배적인 시각을 중심으로 여론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언론의 존재는 그래서 균형 잡힌 여론 형성을 위해 필수적이며, 정치엘리트들 사이의 이슈에 대한 대립이 심할수록 여론은 균열적이다.
다른 차원에서 여론의 전체적인 구성이 변화하는 이유는 중간 정도의 정치지식 혹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진 시민들 때문이다. 이들이 메시지에 대한 수용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정치지식이나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진 시민들은 나름 확고한 자신들만의 견해를 가지고 있어서 언론이나 정치엘리트의 담론에 동조하지 않는다. 낮은 수준의 정치지식이나 정치 무관심층 역시 여론의 전체적인 구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들은 언론이나 정치엘리트의 담론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구체적인 이해관계와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과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견해는 대체로 무작위적이다. 따라서 여론의 전체적인 구성과 변화는 평범한 시민, 즉 평균적인 정치 지식과 정치적 관심을 가진 시민들에 의해 좌우된다. 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너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으며 이들이 갖는 기본 가치와 상치되지 않는 메시지를 개발하는 것이 여론을 획득하는 길이다.
계명대 미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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