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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입지선정 공정했나] <2>프랑스 소피아 암티폴리스와 경북 동해안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정주여건을 통해 유럽 최대의 첨단산업단지로 성장했다. 모현철기자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정주여건을 통해 유럽 최대의 첨단산업단지로 성장했다. 모현철기자

(2)=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와 경북 동해안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유럽 최대의 첨단산업단지이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산업단지라는 사실을 느낄 수 없다. 빽빽이 들어선 나무로 인해 건물을 보기도 힘들다. 개발 면적 2천300㏊ 중 녹지가 65%를 차지한다. 이곳에 건물을 지으려면 70%의 녹지면적을 유지해야 한다.

이곳의 연구원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12㎞ 떨어진 곳에 있는 해양휴양도시인 니스를 찾는다. 아름다운 해변과 호텔, 골프장 등에서 머리를 식히면 일할 의욕이 다시 생긴다고 한다.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입주기업과 연구원들을 위해 가장 신경 쓴 것은 문화'휴양 등 정주환경 만들기였다.

◆수도권'지방 불균형 해소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파리의 과도한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됐다. 프랑스는 '파리와 프랑스 사막'이라고 불릴 정도로 파리지역과 낙후된 지방이 대비되는 나라였다. 수도인 파리는 인구뿐만 아니라 기업의 본사, 연구소 등 기업체가 과도하게 집중돼 골머리를 앓았다.

반면 프랑스 남부지역은 쾌적한 자연경관과 온난한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농업중심의 경제구조로 인해 지역경제는 침체됐다.

파리국립광산학교 피에리 라피테 학장은 1961년 소피아 앙티폴리스 구상을 제안했다. 파리의 국립 및 민간 연구소 등을 소피아 앙티폴리스로 옮기고 새로운 과학기술도시를 건설해 지역경제를 일으키자는 구상이었다.

1970년대 들어서 단지가 준공되고 연구소와 대학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개발에 착수한 지 30년이 지난 1989년에는 세계 10대 지식기반선도지역의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발전했다.

현재 소피아 앙티폴리스에는 68개국 1천400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연구자 등 3만1천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콜린 루엘 소피아 앙티폴리스 재단 매니저는 "연구원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으로 만들었다"면서 "이곳에 입주한 세계적인 기업과 연구소들은 정주환경이 가장 뛰어나다고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멀고 바다와 가까워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경북 동해안과 흡사하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파리에서 900㎞ 떨어져 있고 해안관광도시 니스에 인접해 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하나의 독립된 행정구역이 아니다. 5개의 기초자치단체와 3개 광역자치단체에 속해 있다.

이는 3개 광역자치단체에 걸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추진했던 대구경북, 울산과 닮았다.

소피아 앙티폴리스와 경북 동해안은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지고 바다에 위치한 '원경임해'(遠京臨海)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또 우수한 문화유산과 수려한 자연환경도 보유하고 있다.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해안가는 연구에 몰두하는 연구원들에게 최고의 휴식처를 제공해준다.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자연 환경조건을 활용해 개발했기 때문이다. 남프랑스 지역의 바다 등 풍부한 자연환경 조건을 활용한 개발 구상 아래 까다로운 환경 및 건축규제를 마련해 찾고 싶은 과학단지를 만든 것이다.

자크 마스분지 소피아 앙티폴리스 조합장은 "수도권 분산 정책과 천혜의 자연환경 등이 유럽을 대표하는 첨단과학연구단지를 만들었다"면서 "외국 첨단과학도시들의 대부분은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바다와 가깝다"고 말했다.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에서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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