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사] "미소금융 통해 서민 사업 도와야죠" 안형익 금융위 서민금융팀장

"공무원이 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듭니다.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방법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형편이 어려운 분들에게 새 희망을 드리는 일을 하고 있어 보람이 적지 않습니다."

금융위원회 안형익(44) 서기관은 지난 1월부터 서민금융팀장을 맡고 있다.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에게 무담보'무보증으로 저금리 소액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미소금융' 대출의 지원과 조정 업무다. 미소금융에는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포스코, 롯데 등 6대 기업과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대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2009년 말 출범한 미소금융 중앙재단 산하에 전국 지점이 110여 개에 이릅니다. 올해 대출 실적도 벌써 900억원을 웃돌아 지난해 전체(1천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활성화됐습니다.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지만 연체율도 2%에 그치고 있습니다."

안 팀장은 연체율 관리보다 돈을 빌려간 서민들의 사업이 잘되도록 돕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사업 컨설팅 강화 쪽으로 서민금융 정책의 무게 중심이 잡혀야 한다는 생각이다. "몇백만원의 소액을 빌려간 분들이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것은 경기 침체로 사업이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회복돼서 사업이 제대로 풀리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라는 것이죠. 풍부한 사업 경험을 갖춘 많은 분들이 자원봉사 멘토로 나서주시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1994년 행시 37회에 합격, 공직에 들어선 그는 금융 분야의 촉망받는 엘리트 공무원으로 꼽히고 있다. 재정경제원 국제금융국에서 시작, 재경부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협력팀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운용기획팀장을 지냈다. 미국의 아메리칸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안 팀장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금융 분야의 국제 네트워크 구축이다. 미소금융을 '마이크로 파이낸스'(소액 신용대출)의 세계적 성공사례로 만들어 개도국 등에 전파하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1996년 OECD에 가입할 때 외환 분야 협상팀으로 참여했습니다. 또 2008년 자금세탁방지국제기구(FATF) 회원국이 될 때도 실무를 담당했는데 당시 경험을 비교해보면 우리도 이제 금융선진국 시대에 들어섰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 역할이 중요해진 것이지요."

대구에서 태어나 인지초교, 중리중, 달성고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어떤 사람이 될지보다 공직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를 더 고민하고 있다"며 "미소금융 정착을 위해 애쓰는 많은 분들을 격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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