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글 관련 학회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 휴대전화 문자입력 체계 표준안을 마련했지만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은 대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30일 휴대전화 문자입력 체계를 삼성이 개발한 '천지인' 방식으로 통일하는 내용의 표준안 제정 예고 고시를 마치고 다음 달 확정안을 고시한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문자입력 방식은 국내 휴대전화 생산 기업에 따라 각기 달라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정부가 통일을 추진해왔다. 휴대전화 업체들은 자사의 입력방식이 표준으로 채택된 회사는 기술 제공 등에 협조하기로 합의했고 기술표준원은 여론조사를 통해 천지인 방식을 표준으로 하기로 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문자입력 체계의 기준을 소비자 이용 편의에 맞추는 바람에 한글 관련 학회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진통을 겪었다. 소비자 이용 편의에 따르면 결국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는 기기 중심으로 표준화가 이뤄진다는 맹점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휴대전화 시장의 자판 점유율은 삼성 천지인 방식이 55%, LG 나랏글 20%, 팬택 스카이 14% 등이다.
우여곡절 끝에 휴대전화 문자입력 체계 표준안이 탄생하게 됐지만 이마저도 스마트폰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현 상황에 뒤늦은 대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휴대전화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올 3월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1천만 명을 넘어섰고 연말까지 가입자 수가 2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스마트폰의 경우 액정에 터치 방식으로 입력하기 때문에 구형 휴대전화의 기술표준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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