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산시의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지난 4월 검찰수사를 받았던 5급 공무원 K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6급 공무원 한 명도 자살했다. 이어 한 6급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공직을 잃을 수 있는 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K씨의 자살 이후 경산시청 공직 비리혐의에 대한 관련 공무원들의 검찰수사가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그동안 많은 공무원들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고, 수사가 재개될 경우 공무원들의 줄소환이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최 시장은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최 시장은 최근 "나를 겨냥한 검찰과 경찰의 잇따른 비리혐의 수사로 시청의 많은 공무원들이 수사를 받고 이 과정에서 K과장이 자살을 하는 등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 나 자신도 살고, 더 이상 부하 공무원들의 희생을 줄이고, 시정이 제대로 추진되도록 하기 위해서 시장직 사퇴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자살한 K과장의 유서를 인용해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최경환 국회의원과의 사이가 좋지 않은 데서 비롯됐고, 시장직 중도사퇴 고민도 검찰의 수사와 지역 한나라당 당원들의 시장직 흔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경환 국회의원은 "개인 비리 혐의와 관련된 수사를 나 자신과 지역 한나라당원들과 연루시키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터무니없는 허위사실 유포와 나 자신과 지역구 당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의에 찬 비방을 계속할 경우 법적'정치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최 시장이 시장직을 중도사퇴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 퍼지면서 지역 정가는 설왕설래하고 있다. 지지자들에 따라 확연한 온도차이도 느낄 수 있다. '최 시장이 오죽했으면 더 이상 시장직을 하지 못하겠다고 하겠느냐' '신중치 못한 발언이다' '동정론을 확산시켜 시장직을 중도사퇴하고 내년에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여론을 살펴보고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부담을 느껴 중도사퇴하려는 것 아니냐'는 등 온갖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
최 시장의 중도사퇴 발언으로 경산지역 국회의원과 시장의 대립과 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천 문제로 불거진 이들의 갈등과 대립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한다. 당사자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걱정이다. 지역과 지역민들을 위해 일해야 할 국회의원과 시장이 서로 협조해서 일하기보다는 서로 대립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상호 감정적 발언을 자제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포용의 정치를 하기를 바라고 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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