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있어 남녀의 영역 구분은 벌써 허물어졌다. 하지만 여성이 주고객인 손톱관리에 종사하는 남성은 아직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대구에서 남성 네일아트사로 일하는 박광열(34) 씨가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 씨는 "10여 년 전 우연히 네일아트 학원에 다니는 사람에게 손톱 관리를 받았는데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관심을 갖게 되었죠"라고 네일아트를 직업으로 삼게 된 배경을 말한다.
그는 공무원 시험 준비도 하고, 가게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아 31세 때 학원을 다니면서 네일아트를 체계적으로 배우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일한 지는 2년 정도 되었다.
박 씨가 네일아트를 직업으로 삼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족 중 형제들이 운동선수로 활약하고 있고, 늦은(?) 나이에 남자가 여성의 손톱을 만진다고 해서 아버지의 반대가 특히 심했다고.
처음에는 박 씨의 네일숍을 찾는 고객 중에는 '남자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한번 서비스를 받고 나면 남성의 힘이 더해지는 마사지와 악력으로 훨씬 시원함을 느낄 수가 있고, 특유의 섬세함까지 더해져 만족하는 단골 고객이 늘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남자 고객의 비중도 10% 정도로 늘고 있는 추세이다. 고객인 김모 씨의 말에 따르면 "사업상 손님을 만날 일도 많고 운동을 하다 보니 굳은살이 많았는데 관리 후에는 남들 앞에 자신 있게 손을 보일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했다.
박 씨는 "3년 내에 저의 이름을 딴 숍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은 그 꿈을 위해서 세미나에도 열심히 참석하고 네일 관련 책을 보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네일아트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라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다.
그는 "네일아트는 창의적인 사람에게 잘 맞는 일이고요. 남성이 하면 오히려 특유의 섬세함과 힘이 있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배우고 일하는 과정이 힘들어 그만두는 경우가 많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며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직업을 적극 권했다.
글·사진 정현주 시민기자 qwqw9@hanmail.net
멘토:이석수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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