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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리의 시와 함께] 기침(류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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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목뼈에 걸린 아담의 사과, 마른 그 사과 씨에서 싹이 트는 밤

바구니에 남은 사과의 시든 땅에도 콜록콜록 파란 잎 돋고 사과꽃 별이 뜨는 밤

지평선인지 수평선인지 비틀린 허공으로 거꾸로 매달린 강물이 흘러

마을에서는 벗긴 사과껍질 같은 탯줄을 목에 건 아기가 태어나는 밤

젊은 아비들 갓난 제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밤

융기하는 두 섬처럼 아이와 내가 사과나무 숲에서 오누이로 만나고 싶은 밤

사과 씨만 한 눈물 속의 배船를 꺼내 타고 어부들의 따뜻한 바다로 가닿고 싶은 밤

아이의 껍질인 빛과 공기의 껍질인 바람과 물의 껍질인 파도를 밤 가운데 남겨두고 오는 밤

남은 마음이 마음 저 혼자 하염없음의 모래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밤

껍질에서 껍질로 조개가 진주에 가 닿는 밤

나 고등학교 시절, 서울에서 미술대학 다니는 이종사촌 오빠가 왔다. 나는 부끄러워 말도 못하고 피해 다녔는데, 그가 이젤을 세워놓고 그림을 그리다가 벌렁 누워 하늘을 바라볼 때, 나는 그의 목에 붙은 아담스 애플을 보고 말았으니. "사과나무 숲에서 오누이로 만나고 싶은" 근친의 아슬아슬한 기운이 스멀거리기도 했으니.

그때 우리 초록 생명으로 숨 쉴 때, 모든 별빛은 수런거리고, 두근두근 강물 아래서 아기가 태어나기도 하고, 조개껍질 속에선 진주가 여물기도 하리라.

다시 목울대를 꿈틀거리는 아담스 애플, 그거 왜 자꾸 눈 앞에 어른거리던지. 모든 것이 모호하기만 하던 그 시절의 안개, 망사 치마 같은 혼미. 아담스 애플, 그건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며 건너던 내 인생의 첫 기침이었을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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