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손학규, 대선 정책전쟁 벌써 시작?

4'27 성남시 분당을 보궐선거로 국회에 재입성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에 신고를 했다.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버티고 있는 기재위에서 두 사람의 자연스런 조우가 이뤄졌다. 4년여 만의 만남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만남은 이어지고 정책 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점에서 절대 열세에 있는 손 대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꼭 맞는 상임위라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었다.

손 대표는 박 전 대표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여기서 또 만났네요"라고 악수를 청했고, 박 전 대표는 이에 응답하며 "네, 네"라고 답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박재완 기재부 장관을 향해 "정부가 서민생활 안정,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목표라고 했는데 국민이 살아가면서 정부의 도움을 가장 필요할 때가 언제인지 아느냐"며 "실직했거나, 아플 때, 예상치 못한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국가의 도움이 절실한데 국민 중 4대 보험에 들지 못한 수가 382만 명, 전체 사업장의 83%가 4명 중 3명꼴로 사회보험에 가입도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생애주기형 맞춤형 복지'를 주장한 바 있는 박 전 대표가 나라 살림을 꾸리는 기재부 장관에게 복지를 주문한 것이다.

손 대표도 질세라 "정부 정책에 대한 저의 소견의 일단을 피력하겠다"며 "혁신, 쇄신도 변화에 대한 국민의 명령에 대한 응답인데 변화에 대한 요구는 민생으로부터 나온다. 민생부터 챙겨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만능의 경제구조 탈피, 사회약자의 권리를 구원하는 정의의 사회. 시장만능주의에서 야기되는 승자독식 사회를 지양하고 국가의 적절한 적극적인 역할과 간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경제 이념을 기재위에서 설파한 셈이다.

마치 작전을 짠 듯 두 사람은 이날 복지와 노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 전 대표는 수치와 통계를 뽑아 질문을 던지고 충분한 답을 들은 뒤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순서를 밟았고, 손 대표는 이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이를 지켜본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두 사람이 같은 상임위에서 펼칠 정책 대결이 마치 방송토론회처럼 민심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며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