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당새마을금고 결국 문 닫나

1년째 노사분규로 개점휴업…"대의원들 해산에 부정적 입장 아니다"

대구 달서구 성당새마을금고가 노사분규로 직장폐쇄 수순을 밟고 있어 금융권의 귀추가 쏠리고 있다.

금융기관의 자체 해산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데다 적자운영 등 경영부실과 무관하게 노조 구성과 이후 진통으로 인한 해산 논의라는 점에서 이례적 조치이기 때문이다.

성당새마을금고는 이달 3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해산과 노조원 일부 복직 등 두 가지 안을 두고 논의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있는 대의원 간담회가 있은 13일 전반적인 기류가 직장 폐쇄 쪽으로 가닥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직장폐쇄에 대해 아직 뭐라 말할 단계는 아니다. 절차상 조합원 총회를 거쳐야 한다. 다만 대의원 상당수가 해산에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성당새마을금고는 지난해 10월 출산 휴가자를 포함해 여성 3명을 정리해고한 것에 반발해 여성 노조원들이 8개월째 파업 중이며, 이달 7일부터는 남성 비노조원들까지 파업에 동참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파업 이후 예금 인출 등 당장의 혼란은 없지만 이용객들은 인근 송현새마을금고 등을 이용하고 있다.

금고 측은 "1년 가까이 파업이 이어지면서 200억원 가까이 고객 인출이 있었기 때문에 뱅크런은 없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2009년 출산휴가를 낸 여성직원 2명에게 권고사직을 강요했고, 지난해 6월 지점을 폐쇄해 정리해고에 나서는 등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부당해고했던 직원에 대한 지방노동위원회의 원직 복직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상위기관인 새마을금고연합회도 금고의 경영악화 및 부실로 운영이 어려울 경우에는 연합회가 해산을 명령할 수 있지만 노사분쟁 등은 금고 자체의 문제이므로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존폐 여부는 조합원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한편 성당새마을금고는 자산 약 600억원에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5억5천만원으로 경영등급 2등급의 우수금고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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