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장점요? 음…(한참을 생각하다) 성격이 좋다? 그래요, 그거 하면 되겠네요, 성격이 좋다! 누구하고도 다 친하고, 누구와도 다 친할 수 있고…사이좋게 지내는 게 최고지. 암. 저한테 장점과 약점이 뭐가 있는지 한번 돌아봐야겠습니다."
스스로 밝힌 대로 그는 꾸밈이 없다. 솔직담백 그 자체. 약간 어눌한 말투가 솔직함을 더 부각시키는 힘을 가진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한창수(52) 대외협력실장. 하지만 그는 아주 똑똑한 사람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78학번인 그는 졸업 직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졸업한 그해 군 복무를 위해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들어가 3년 10개월간 북한경제국에서 북한경제 분석을 담당했다. 특이한 이력이다.
"안기부를 제대하고 대우경제연구소에 입사했어요. 당시 이한구(현 3선 국회의원) 소장님이 계실 때였죠. 우리나라가 그때까지 해외에서 이렇다 할 브랜드를 내놓지 못할 때였는데요, 국가별 진출방안을 놓고 연구원들이 머리를 맞댔죠."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 등과 당시 함께 일했다. 섬유산업은 막바지였고, 전자'전기 분야도 세계적 수준에 오르지 못했을 때였다. 한 실장은 대우건설, 대우증권 등 그룹 계열사가 출자한 연구비를 가지고 세계경제팀에서 그룹의 해외 진출방법을 놓고 밤낮없이 연구했다고 한다. 그 때 만난 이한구 의원에 대해 그는 "대우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브리핑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학자 그 자체였다. 정치를 하실 줄은 정말 몰랐다"고 했다.
당시 한 실장은 소위 '잘나가는' 사람이었다. 어떤 방식과 품목으로 승부를 걸지 연구하며 대우의 세계경영을 이끌면서 헝가리, 체코, 폴란드 등 유럽의 공장을 인수하면서 유럽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 실장은 이후 정치권으로 자리를 옮겨 정책을 담당하게 된다. 사람 좋고 똑똑하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왔고, 2001년 이상득 의원실에 자리를 잡았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도 보좌진으로 함께 일했다.
"이 전 국회 부의장님은 줄 것과 받을 것을 가지고 협상에 능했고, 어렵고 복잡한 것을 단순한 구도로 만들 줄 알았어요. 사람을 쓸 줄 안다고 할 수 있죠. 용인술이 뛰어났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자신을 보좌진으로 기용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거냐고 농을 치자 얼굴에 홍조를 띠며 "그건 아니…"라며 웃었다.
이후 한 실장은 최경환 의원실로 옮겨 보좌관을 지냈다. 최 의원이 지식경제부 장관이 되어 과천으로 갔을 때도 그는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함께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행정중심복합도시 추진특위에 최 의원이 야당 간사로 있을 때 옆에서 보좌하며 일부 행정부처만 옮기는 방안이 성사되는 데 일조했다.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은 한국 융합산업을 선도하는 국제적인 공인 시험'인증'기술컨설팅 기관이다. 화학, 환경, 농약 신약 등 바이오, 토목건축, 소재부품, 인증, 전기전자, 전자파, 정보통신까지 다양한 분야의 시험인증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한 실장은 대국회 관계 등을 맡고 있다.
1959년 대구 출신인 한 실장은 명덕초, 영남중, 성광고를 나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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