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학교 우리 동창회] 경산초등학교 총동창회

개교 100주년…역사발굴·기록영상 제작, 모교 자긍심 높인다

경산초등학교 총동창회는 매년 10월 모교에서 체육대회를 하며 동문들의 친목도모와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경산초교 총동창회 제공.
경산초등학교 총동창회는 매년 10월 모교에서 체육대회를 하며 동문들의 친목도모와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경산초교 총동창회 제공.
경산초교 총동창회는 매년 1월 정기총회를 열어 예산 및 결산 승인과 임원선거, 모교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다. 경산초교 총동창회 제공.
경산초교 총동창회는 매년 1월 정기총회를 열어 예산 및 결산 승인과 임원선거, 모교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다. 경산초교 총동창회 제공.
이성열 총동창회장
이성열 총동창회장

경산시 삼남동에 자리 잡은 경산초등학교는 1911년 11월 17일 경산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후 올해로 개교 100주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다. 올해까지 제98회 졸업식을 통해 1만7천2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지역과 사회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학교와 고장의 명예를 드높여 나가고 있다.

이 학교는 2009년 그린스쿨로 지정돼 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교사를 친환경 자재로 리모델링하고, 친환경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과 숲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 학교로 새롭게 태어났다.

윤영조(43회) 전 경산시장은 "6·25 한국전쟁 때 1학년 입학을 했는데 우리 학교에 미군 부대가 주둔해 재학생들이 산으로 강으로 옮겨 다니면서 수업을 받다가 4학년때가 되어서야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다"면서 당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총동창회의 발족과 활동

경산초교 총동창회는 1960년대 발족돼 이종봉(10회) 초대회장이 총동창회의 기틀을 마련했다. 1975년 제3대 박종길(27회) 회장이 동문들간의 친목과 화합을 위해 제1회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개최했고, 이듬해 40회가 주관해 제2회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치렀다. 이후 1982년 제8회 대회는 46회 주관, 제10회는 50회 주관, 제13회는 43회 주관으로 대회를 치른 후 차기부터 매년 1기수 후배들이 순차적으로 주관해 체육대회를 치르는 전통을 이어어고 있다.

체육대회를 치르는 주관 기수들이 모교에 효자상과 이승복 동상, 시계탑을 세워 주기도 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많을 때는 3천여 명의 동문들이 체육대회에 참석해 인근 경산체육고 운동장을 빌려 청년부와 장년부로 나눠 경기를 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후 2000년대 들어 20, 30대 연령의 후배들의 참여를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해 체육대회 참가 동문들이 점점 줄어들어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총동창회에서는 매년 1월 중 1회 정기총회를 열고, 운영위윈회 결의로써 회장이 임시총회를 소집한다.

◆개교 100주년 기념 사업

경산초교 총동창회에서는 올해 모교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2억원의 기금을 모아 오는 10월 30일 개교 100주년 기념 행사와 제37회 총동창회 체육대회 등 기념사업을 성대하게 치르기로 했다.

이성열 총동창회장은 "모교 개교 100주년을 맞아 전 동문들이 모교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화합과 단결을 통해 모교와 총동창회의 발전에 더욱 기여하기 위해 뜻깊은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성실하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개교 100주년 동안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역사 속에 묻혀버릴지 모르는 사료를 발굴하는 '옥계( 玉溪) 100년사'(1938년 4월∼1945년 9월까지 옥계공립심상소학교로 개칭) 발간을 위해 추진위원회(위원장 전규석·54회)가 구성돼 자료 수집 중이고, 모교 발전상을 기록영상으로 제작한다. 또 모교에 기념동산을 조성하고 '자랑스러운 경산 100년, 한국 미래 천년'이라는 박도일(55회) 서예가의 글을 새기는 개교 100주년 기념비와 시계탑도 세울 예정이다.

경산초교 출신으로 2009년 모교로 부임한 이금옥(56회) 교장은 "옥계 100년사 발간을 위해 학교나 학부모들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기록과 사진 등 자료 수집을 학교 차원에서 도울 일은 적극 돕겠다"면서 "학교에서도 개교 100주년을 맞아 11월 1일은 교내 학예발표회와 학생작품 전시회, 2일에는 개교 100주년 글짓기, 명사초청 강연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학금과 모교 지원

총동창회에서는 1990년대부터 매년 2월 졸업식 때 10, 20여 명의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재학생들을 위해 학습기자재나 도서, 학용품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7회 동기회에서는 1974년부터 1981년까지, 29회 동기회에서는 1979년부터 1988년까지 매년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기수별로 장학금이나 후배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67회 동기회(회장 추영우)에서 5년 전부터 매년 봄 동기들의 단합과 후배들을 위한 장학기금 마련 등반대회를 열어 장학기금을 모아 지금까지 매년 10명씩 모두 50명에게 5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다.

총동창회 차원은 아니지만 아주 특별한 장학회도 있다. 비록 경산초교 출신은 아니지만 1945년 경산초교에 발령을 받아 재직했던 박덕조 선생님이 1990년대 사망하면서 받은 조의금 2천여만원을 종잣돈으로 경산초교를 졸업한 두 아들이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박덕조 장학회'를 설립,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는 학생을 매년 10여 명씩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금까지 주고 있다.

◆잊을 수 없는 추억들

윤영조(43회), 서재건(44회) 동문은 '백두산 호랑이'라고 불린 김종원(19회, 1964년 작고) 선배가 1956년 5'15 대통령 선거 뒤 '부정선거'의 공을 인정받아 내무부 치안국장에 임명된 그해 가을운동회 때 군악대가 학교를 찾아와 군악을 연주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김 선배의 '끗발'로 당시에는 구경하기조차 힘들었던 고가사다리를 갖춘 소방차들이 학교에 배치되었다가 철수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법무사 출신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3번의 낙선 끝에 제13대 국회의원(1988년 5월∼1992년 5월)에 신민주당후보로 당선된 이재연(33회) 동문은 당시 문광위 소속으로 당대 인기 배우 출신의 동료 국회의원이었던 최무룡과 인기가수 박일남과 방운아를 1989년 10월 총동창회 주최 동문의 밤 공연에 초청해 동문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을 열광시키기도 했다,

이우경(50회) 동문은 "모교 운동회를 하면 동네별로 달리기 등의 선수들이 출전하고 운동장 한쪽에는 솥을 걸어 놓고 고깃국을 끓여 먹는 등 동네 잔치였다"고 회고했다.

◆모교를 빛낸 동문들

정·관계에는 이재연(33회) 제13대 국회의원과 송영선(52회) 제17'18대 국회의원, 경북도부지사와 대구시장을 역임한 박창규(33회), 윤영조(43회) 전 경산시장, 정원기(44회) 전 경북도교육위원, 이우경(50회) 전 경북도의원, 김상호(37회) 전 육군 중장, 신의철(41회) 전 육군 준장, 정갑수(41회) 전 육군 대령, 이재권(45회) 전 해병대 대령, 서남수(46회) 전 육사 교수, 김종철(55회) 전 공군 대령 등이 있다.

학계에는 서수생(21회) 전 경북대 대학원장, 이창우(29회) 전 영남대 교수, 서재극(31회) 전 계명대 교수, 한영호(52회) 건국대 교수, 유완석(53회) 부산대 교수, 김정수(55회) 충남대 교수, 전효숙(57회) 계명문화대 교수, 신익순(57회) 호남대 교수, 유진선(59회) 대경대 총장, 박영환(60회) 동국대 교수 등이 있다. 교육계에는 정태욱(43회) 전 경산여중고 교장, 정원기(44회) 전 경산중 교장, 김정숙(54회) 오태중 교장, 이철규(54회, 학교법인 경산학원 이사장, 이금옥(56회) 경산초교 교장 등이 이 학교 출신이다.

의료계엔 정신과 전문의인 이시형(34회) 박사, 최재동(52회) 수호성산부인과원장, 이영환(53회) 이비인후과원장,이호경(68회)오성치과원장 등이 있다. 체육'문화계에서는 서재건(44회) 전 경산시체육회실무부회장, 최학(50회) 소설가, 박도일(55회) 서예가 및 수필가, 김상규(61회) 88서울올림픽 레슬링 동메달리스트 등이 학교를 빛냈다.

법조계는 정재곤(66회)·박현욱(66회) 변호사, 신병용(52회) 세무사, 재계는 김해수(39회) 한국염색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서상봉(52회) ㈜동호 대표이사, 성병철(55회) ㈜SHPM 대표 등이 활약하고 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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