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진리들을 자명하다고 여기는바,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그들은 창조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특정 권리들을 부여받았는데, 이 권리들 중에는 삶, 자유 그리고 행복 추구가 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은 독립선언문에 이렇게 썼다. 그러나 그에게 흑인은 평등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이 글을 쓸 당시 175명의 노예를 소유하고 있었다. 많을 때는 267명이나 됐다. 노예제를 반대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노예제를 서부의 준주(準州)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노예를 다루는 방식도 다른 악덕 노예소유주와 다르지 않았다. 노예를 복종시키기 위해 '시범케이스'에 걸린 노예는 매질을 하고 최남부로 팔아버렸다. 여자 노예와 불륜관계로 낳은 다섯 자식도 1826년 오늘 죽을 때에야 비로소 풀어줬다. 이들을 포함, 그가 풀어준 노예는 여덟 명에 불과했다. 이런 그가 인종주의자인 것은 당연했다. "나는 흑인이 처음부터 다른 인종이었든 시대나 환경에 의해 차이를 갖게 되었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백인보다 뒤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사람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중 하나다. 진실은 참으로 불편하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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