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는 情이 살아 숨쉬는 도시…기부문화 확산으로 연결"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해녕 신임 회장

"대구는 '온정의 피'가 흐르는 곳입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기부 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9대 회장으로 취임한 조해녕(67) 회장은 대구시장과 총무처 장관 등을 역임하고 현재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 영광학원(대구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 회장은 예전부터 복지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자원봉사 활동 토론 및 연구단체인 '한국자원봉사포럼'에서 4년간 회장직을 맡으며 지난 2001년을 '자원봉사자의 해'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지난해 공동모금회가 성금 운용과 관련된 비리로 몸살을 앓은 뒤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이러한 부담감을 등에 업은 조 회장은 조직의 투명성을 첫 목표로 삼고 있다. "남의 정성을 모아 나눠주는 일을 하는 공동모금회는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안 되는 단체입니다. 국민 정서가 차가운 지금 이전보다 더 투명하게 성금을 운영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지요."

그가 생각하는 대구는 정이 살아 숨쉬는 도시다. 대구가 타지역 출신자 비율이 낮아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도시라는 비판을 받지만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지역 사랑'이 강하다는 것. 시민들의 따뜻한 정을 기부라는 움직임으로 끌어내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다.

조 회장은 "이제는 정부의 복지 예산에 기대 복지 정책을 펴기에는 너무 힘든 상황이다. 시민들의 작은 정성이 주변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전달된다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있다. 그는 현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 중이기 때문. 공동모금회에 전력을 다해도 힘들 상황에 큰 대회를 앞둔 그가 힘을 분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이러한 기우에 대해 "9월 중순까지 온 힘을 다 쏟아 육상대회를 이끌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회가 끝나면 공동모금회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당분간 공동 부회장 3명이 회장 업무를 대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연말 모금 캠페인을 계획 중이다. 한푼 두푼 정성을 모아주는 소액 기부자들뿐 아니라 기업 등 고액 기부자 비율을 늘리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지역 사회에는 기부를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합니다. 그들에게 직접 다가가 기부를 권유하는 일도 회장이 해야할 일 아닐까요."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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