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무용 '청산별곡' 멕시코 무대도 통할까

멕시코무용축제 초청받은 시립무용단

대구시립무용단이 지난달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 '청산별곡'.

대구시립무용단(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 박현옥)이 멕시코 '릴라 로페즈(Lila Lopez) 국제현대무용축제'에 공식 초청받았다. 올해로 31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이달 22일부터 31일까지 멕시코 산 루이스 포토시에서 열리며, 대구시립무용단은 22일 축제의 개막공연을 비롯해 24일과 26일 두 차례 순회공연을 갖는다. 대구시립 무용단이 이번 축제에서 공연할 작품은 지난달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여 호평받은 '청산별곡'이다.

고려후기 가요 '청산별곡'을 주제로 만들어진 무용작품 '청산별곡'에서 청산과 바다는 인간이 꿈꾸는 이상향이며, 누구라도 가고 싶지만, 현실에 갇힌 우리가 쉽게 도착할 수 없는 장소다. 이 이상향은 저 먼 딴 곳에 있는 장소가 아니라 여기 내가 서 있는 공간이지만, 마음을 비울 때에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구시립무용단은 이번 멕시코 공연을 통해 우리가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지 묻고 답한다. 답은 마음의 탐욕과 이기심을 버리고, 세상만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채우는 것이다. 무용 '청산별곡'은 현실의 속박과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보편적 의지와 현실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수도자의 태도를 보여주며 정점으로 치닫는다.

국제적 기량을 갖추고 있는 대구시립 무용단은 이번 작품을 통해 비움과 공존, 절제를 강조해온 동양의 정신적 가치를 세계의 관객들에게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옥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이번 해외 공연을 기회로 창단 30주년을 맞은 대구시립무용단 및 대구 예술의 우수성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을 위한 홍보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멕시코에서 1980년 창설된 '릴라 로페즈 국제현대무용축제'는 산 루이스 주 정부 문화부 주최로 열리며, 현대무용을 중심으로 한 발레, 전통 무용 등 매년 세계 각국의 무용단체를 초청하고 있다. 대구시립무용단의 이번 해외공연은 대구의 선진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립무용단 멕시코 공연 일정과 장소=1회, 국제 현대무용축제 개막공연(22일 오후 8시 30분'산 루이스 포토시 라하즈 극장)/ 2회, 라스아르 극장(24일 오후 8시)/ 3회, 마누엘호세 극장(26일 오후 7시 30분).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