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장을 보기위해 5일 대형마트에 들른 정수임(33'여) 씨는 우유를 고르려 진열대 앞에 멈췄지만 찾는 우유가 없었다.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한 시간쯤 전에 품절됐다"는 대답을 들었다. 집 근처 슈퍼마켓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정 씨는 "우유가 부족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가게에 우유가 없을 줄은 몰랐는데 당황스럽다"고 했다.
우유 공급량이 줄면서 '우유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구제역으로 국내 젖소의 10%가량인 3만6천여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원유 생산량이 10% 줄어든데다 여름철 스트레스로 젖소의 원유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멸균 우유 생산량 증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우유 생산 업체들은 "대다수 학교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이 방학 동안 마실 멸균우유를 한꺼번에 나눠주고 있어 일시적으로 멸균우유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멸균우유 생산을 위한 원유 소비량이 늘면 일반 우유 공급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0여 일 전부터 우유 대리점에 도착하는 물량이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약 2주 전부터 대리점에서 20% 정도 물량을 적게 갖다준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후 4시 이후에는 우유 진열대가 빈다"고 말했다.
원유 부족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젖소는 생후 2년 이후 정상적 원유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물량을 회복하려면 최소 2년이 걸린다. 또 본격적으로 7~8월 기온이 높아지면서 생산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우유 업체 관계자는 "멸균우유 때문에 갑작스레 물량이 부족해지긴 했지만 방학에 접어들면 학교 급식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유 소비의 성수기에 본격적으로 들어선데다 구제역으로 인한 원유량 감소로 물량 부족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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