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랑이 잡는 풍산개 7마리 팝니다"

달성공원 14일까지 전자경매

공개 입찰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매각될 예정인 대구 달성공원의 풍산개가 5일 우리 안에서 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공개 입찰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매각될 예정인 대구 달성공원의 풍산개가 5일 우리 안에서 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호랑이 잡는 풍산개 경매합니다."

5일 오후 대구 중구 달성공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이날 동물원 우리 속에 있던 풍산개 7마리가 바닥에 드러누워 더위를 식혔다. 새끼들은 올해 4월 15일 한배에서 태어난 암컷 1마리와 수컷 6마리다.

풍산개 7남매가 얼굴을 맞대고 장난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달성공원관리사무소가 경매를 통해 풍산개 7남매를 팔기로 했기 때문.

이곳 담당자 조현백(45) 주무관은 "풍산개를 사러 올 손님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1주일 전 깨끗하게 목욕을 시키고 꽃 단장을 마쳤다"며 "입찰된 풍산개는 이르면 이번 달 내에 동물원을 떠나게 된다"고 했다.

달성공원 풍산개가 일반인들에게 판매되는 것은 2002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에도 달성공원은 2차례에 걸쳐 풍산개 6마리를 판매했으며 최고 낙찰가는 220만원이었다. 풍산개는 진돗개, 삽살개 종과 함께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토종개로 '풍산개 두 마리만 있으면 호랑이도 잡는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용맹하다.

이 새끼들의 할아버지, 할머니견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와 평양중앙동물원에서 들여온 풍산개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들 중 한 쌍이며 부모견은 2009년 4월 14일 달성공원에서 태어났다.

달성공원 측이 풍산개를 팔기로 결정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동물원에서 사육할 수 있는 적정사육 두수는 4마리인데 올해 4월 7남매가 태어나면서 이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 현재 7남매의 부모견 두 마리(각각 2009년 생)와 할아버지견 '우리두리'(2001년 생)를 포함해 총 10마리가 살고 있다. 풍산개 탄생 소식이 퍼진 뒤 여러 곳에서 판매 문의전화가 쇄도한 것도 경매를 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달성공원 관계자는 "특수경찰견을 훈련하는 단체부터 풍산개협회, 일반 시민 등 많은 분들이 '풍산개를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느냐'고 문의해 왔다"며 "지난달 내부 회의를 거쳐 풍산개를 경쟁입찰을 통해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달성공원 측은 7일 오후 2시 입찰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현장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1시간 동안 열리는 이날 설명회에서 입찰 참여자들은 동물의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새끼를 고른 뒤 입찰에 참여하면 된다. 입찰 시작가는 한 마리당 100만원(부가세 포함)이며 14일 오후 4시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http://www.onbid.co.kr)에 전자 입찰서를 내면 된다. 문의 053)554-7907~8.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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