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직장 단골집] (65)경산 코힙스 테크 하카루 일식

경산에 이사 온 '서울 강남 최고급 일식집'

이번 주말에는 가족이 싼 가격에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점이 없을까? 가장들의 행복한 고민이다. 문제는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품위도 있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집을 찾는 일이다. 일식을 즐기는 가족은 이번에는 경산으로 가보면 어떨까? 경산 진량에서 '하카루'를 찾으면 고민이 해결된다. 아직은 크게 소문나지 않았지만, 단골손님들이 쉬쉬하면서 숨겨둔 집이다. 진량공단 내 선박엔진 부품생산 회사인 코힙스 테크의 이명배(54) 대표와 직원들은 하카루의 단골손님이다. 이들은 "서울 강남의 일식집을 경산에 옮겨다 놓은 분위기"라고 강조한다.

이명배 대표는 일주일에 서너 번 하카루를 찾는다. "회사 가까운 곳의 일식집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후 초밥 맛에 반했다"고 한다. 진량농협 공단지점 옆에 있는 하카루는 문을 연 지 겨우 4개월째다. 서울에서 각각 음식을 만들던 이택규(31)'김진형(30) 씨가 의기투합해 경산으로 내려온 것. 이 대표는 음식경력 9년차이고, 김 대표는 요리사를 꿈꾸며 고교 때부터 요리를 전공, 강남 한남동 서초동 지역의 호텔 등 유명 일식집에서 근무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젊은 주방장이지만, 일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솜씨, 자부심은 대단하다.

이들은 서울 강남의 일식집 분위기를 고스란히 하카루에서 재현하고 있다. 상차림이 예사롭지 않다. 정갈하고 고급스럽다. 음식은 철저하게 회 위주다. 큼지막한 그릇에 아름답게 등장한 회는 두툼하고 길쭉하다. 씹는 맛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일반 횟집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상추와 깻잎 등 야채는 없다. 대구경북 사람들이 즐기는 초장도 없다. 전통적인 생 고추냉이 장이다. 철저하게 회 맛에 치중하고 있다.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 음식도 거의 없다. 조금 서운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진정한 회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참아야 한다. 바삭바삭한 튀김으로 만족해야 한다.

코힙스 테크의 김상권(42) 이사는 "회를 진열한 방식이 독특해서 맛을 더해 준다"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주인의 정성이 담겨 있어서 좋다"고 평가한다. 해외영업 담당인 박명우(35) 과장은 "부드럽고 담백한 주황색의 연어 회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하카루의 이택규 대표는 "좋은 품질의 회를 구하기 위해 연어와 참치 종류는 서울에서 직접 공급받는다"고 설명한다. 강신우(31) 주임은 "회식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음식이 깔끔하고 고급스럽다"고 말한다. 포항 출신인 김태원(37) 대리는 "회는 무슨 종류든지 다 좋아하지만, 포항의 싱싱한 회 맛과 비슷하다"며 소감을 밝힌다. 막내 손재완(31) 사원도 "회식 때마다 고급음식임을 느낀다"고 말한다.

코힙스 테크의 이명배 대표는 "맛과 개성이 뚜렷해서 마지막 한 점까지 집중도를 유지해준다"며 초밥을 권한다. 초밥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밥알이 부드럽게 퍼지며 입안에 향긋한 맛이 느껴진다. 초밥 사이사이에 레몬을 살짝 끼워 둔 덕분이다. 회 접시가 비워질 때쯤 식사가 나온다. 하카루의 김진형 대표는 "하카루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음식을 즉석에서 한다는 점"이라고 소개한다. 식사는 나가사키 짬뽕과 메밀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다. 점심식사로 제격이다. 생선회 정식은 1인당 3만, 5만, 7만원 코스가 있다. 나가사키 짬뽕은 7천원, 조금 매운 사천 짬뽕은 8천원, 연어 회덮밥과 장어 덮밥은 각 9천원, 돈가스 덮밥과 새우튀김 덮밥은 8천원이다. 이외에도 모둠가스 1만원, 생선'안심가스 각 8천원, 새우튀김 우동 7천원, 점심 때는 스시정식 2만원, 사천 정식 1만8천원, 도시락 1만5천원 등이다. 점심 특선은 1천원 할인해주며 요일별로 그날의 특선을 제공한다. 월요일은 나가사키 짬뽕(6천원), 화-안심가스(6천원), 수-돈가스 덮밥(6천원), 목-새우튀김 덮밥(6천원), 금-장어 덮밥(7천원), 토-사천 나가사키 짬뽕(7천원)이다. 10회 방문 시 1회 서비스한다. 예약은 필수. 053)852-3331.

##추천 메뉴-나가사키 짬뽕

요즘은 짬뽕이 대세다. 맛있는 짬뽕 집이라면 어디든지 찾아 나서는 마니아가 많다. 하카루에는 나가사키 짬뽕을 선보인다. 뽀얀 국물에 홍합과 새우, 꼴뚜기 등 풍성한 해물과 숙주, 면은 가느다란 생면이다. 어느 것이 면인지, 어느 것이 숙주나물인지 언뜻 구별할 수 없을 정도다. 숙주나물은 살짝 볶아서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사각거린다. 국물 맛은 진하고 깔끔하고 담백하고 매콤하다. 하지만 속이 시원하다. 미묘한 맛의 끌림이 강해 중독성이 있다. 특별한 맛이다. 짬뽕 한 그릇으로도 점심식사는 충분하다. 조금 섭섭하다 싶으면 초밥 한 세트를 더하면 기분 좋은 포만감이 온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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