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청춘의 날을 기억하는가. 혹시, 지금도 그때처럼 아름다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가. 2천원이면 청춘의 그날로 돌아갈 수 있는 곳, 어르신들의 인생이 머무는 곳, '추억의 영화 상영관'이다. KBS2 '다큐 3일-아름다운 날들, 추억의 영화 상영관' 편이 10일 오후 10시 25분 방송된다.
종로에 있는 '추억의 영화 상영관', 1970년대 종로 일대를 풍미했던 이른바 잘나가는 극장이었던 곳이다. 멀티플렉스의 홍수 속에, 시대의 변화 속에 잠시 밀려나는 듯했다가 지난 2009년 실버 전용 극장으로 탈바꿈하면서부터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다시 시작됐다. 이곳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1960~1980년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영화들로 만 55세 이상이면, 2천원에 영화를 볼 수 있다. 극장에서 다시 찾은 그들만의 청춘,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이다.
손 맞잡고, 흥얼거리며 극장에 들어서는 쌍둥이 이옥자'이순자(70) 할머니. 선글라스에 사진기를 든 모습이 보기만 해도 즐겁게 사시는 것 같지만 누구나 그렇듯 마냥 즐거운 삶은 아니었다. 시어머니 40년 모시고, 공직자 남편 내조하며 바쁘게 살다 정신을 차려보니 60세더라는 이순자 할머니, 고된 장사 일에 반평생을 바쳤더니 청춘이 다 가버렸다는 이옥자 할머니.
일주일에 두 번씩 극장에 왔었다는 남금희(73) 할머니. 지금은 매일 극장으로 출근 중이다. 극장 입구에서 사람들에게 매실차를 나눠주는 일이 전부지만 할머니에겐 노년생활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 돼버렸다.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지만, 이제 시작된 제2의 인생은 '할머니'라는 이름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할머니로 불리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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