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라는 동사를 명사화하면
'섬'이 된다
뭍에서 멀리 떨어져,
마냥 뭍을 그리는 섬
사람은
혼자 서는 그때부터
섬이 되는 것이다
예술이란 누구보다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하지 않은 작업을 하는 것이라지요. 그래서 노련함보다 참신함을 우위에 두는 것이에요. 익숙하게 되풀이되는 일상이나 기존의 패턴에 의문을 가지는 일, 뭐 다른 건 좀 없을까 의심하면서 발견하는 것.
위의 시인이 '낱말'을 가지고 그런 새로운 작업을 시도했죠. 아하, 이렇게도 볼 수가 있구나 감탄하면서 인정하면서 접근하게 됩니다. 이런 작업이 독자의 안목을 키우고 예술성에 한 걸음 다가앉게 해 주지요.
'서다'라는 동사는 명사화하는 순간, '섬'이 되는 것. 섬立과 섬島을 중의적으로 아우르면서 혼자 서는/사는 그때부터 섬島이 되는 인간의 고독한 의지를 은유하고 있지요. 마찬가지로 다른 작품에선 '보다'라는 동사를 '봄'으로 하여 봄見과 봄春을 다의적으로 해석하기도 해요.
시집 한 권이 즐거운 낱말놀이로 가득 차 있네요. 어떤 일을 가장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그 일을 놀이처럼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래에는 노동이 유희가 될 것이라는 마르크스의 예언'은 맞은 셈이죠. 놀이의 효용성, 가까이 하다보면 어느새 자신도 새로운 말놀이에 슬쩍 가담하고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예술행위, 이거 원래 놀이가 확대 심화된 것이지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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