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한판덕 문화웨딩 대표

"자녀 결혼식장으로도 찾게 만들 것"

"대구 웨딩산업은 실속형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문화웨딩 한판덕 대표는 "웨딩 공급은 점점 늘어나는 데 반해 수요가 꾸준히 줄고 있는 탓에 주말에만 반짝하는 웨딩 문화는 재정립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번뿐인 결혼식인 때문에 겉치레가 있을 수 있지만 지나친 허례허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외식 사업의 선두주자. 한 대표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1990년대 초반 신라뷔페를 인수한 뒤 2003년 문화웨딩을 설립, 업계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속속 대형 외부 자본이 대구에 상륙하면서 다소 주춤하는 듯 했지만 매출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한 대표는 "사업성공의 열쇠는 정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웨딩사업에서 외식사업의 비중이 높은 만큼 손님들의 입맛을 먼저 사로잡아야 한다"며 "입맛을 잡기 위해선 식재료부터 정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직은 젊은 시절 경주 한 호텔에서 10년간 일하는 동안 얻은 경험의 철학이다.

정직은 단골을 만들었고 입소문을 나게 했다. 형제들을 한꺼번에 문화웨딩에서 결혼 시킨 충성(?) 고객도 여럿.

정직은 나눔까지 불러왔다. 부끄럼없이 번 돈이기 때문에 사비를 아낌없이 털 수 있다. 벌써 15년째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고 복지관과 연계해 청소년 가장을 돕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도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합동결혼식을 무료로 열어주고 만찬의 밤에 다문화 가족을 초대하기도 한다.

열정도 성공의 지름길이었다. 문화웨딩 곳곳에 한 대표의 땀이 배 있다. 실제 2003년 9월에 설립된 문화웨딩은 한 대표의 심한 간섭(?) 때문에 같은 규모의 건물에 비해 1.5배의 공사비가 더 들었다. 개업식도 자신의 생일에 맞춰했다. 신라뷔페도 마찬가지. 그 만큼 다시 태어나는 각오로 사업에 열정을 쏟았다.

한 대표는 문화웨딩을 전통 있는 예식의 명소로 만들겠다고 했다. "아직은 갈 길이 한참 남았어요."

추억이 켜켜이 쌓이는 곳,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쓰러지지 않고 항상 한 자리에 서 있는 웨딩 사업을 해 나간다는 포부를 굳게 세웠다.

"제가 20여 년 전 결혼했던 대구 동구의 한 예식장은 문을 닫은 지 오래고 흔적조차 남지 않았어요. 100~200년 이어지는 예식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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