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양해진 DIMF 시민들 환호 예산 탓 규모 축소는 아쉬워

5회 DIMF 평가와 과제

올해 DIMF 폐막작
올해 DIMF 폐막작 '사랑해, 테레사'의 공연 모습.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지난해보다 참가작은 줄었지만 새로운 경향의 뮤지컬들을 선보여 관객들은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고 대구시민들의 참여도 활발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사업비 마련과 조직 재정비, 지역 인프라 구축 등 앞으로 보완할 점도 지적됐다.

◆무엇이 돋보였나?

올해 DIMF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개막작 '투란도트'의 행보다. 투란도트는 DIMF가 야심 차게 준비한 창작뮤지컬로 공연 기간 객석점유율이 90%가 넘을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장기 공연의 발판도 마련했다.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국내 최초로 중국동방송레이그룹과 창작뮤지컬 '투란도트'의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뮤지컬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 5년 장기로 라이선스를 받고 팔았다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다. 또 정부나 지자체 지원에만 매달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자체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한몫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작품 선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DIMF가 초창기에는 서울 작품을 미리 가져와 공연하는데 급급해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새로운 경향의 뮤지컬을 다수 볼 수 있어 DIMF가 조금씩 정체성을 잡아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창작뮤지컬은 물론 아크로바틱 뮤지컬 'At Home'이나 액터 뮤지션 뮤지컬 '모비딕', 대구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스릴러 뮤지컬 '헨젤과 그레텔' 등 실험성 있는 작품 등을 대거 선보여 뮤지컬의 다양성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대구 시민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공식초청작 공연은 평균 관객 점유율이 지난해보다 높았고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의 경우 사전예약부터 관객이 몰렸으며 총 8편의 작품 중 7편이 매진되기도 했다. 뮤지컬배우 남경주, 홍지민의 '스타데이트'도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축제기간에 미국 LA, 대만, 상하이 등에서 공연 참여를 문의해왔고 중국 동관시에서 DIMF를 배우려고 시(市) 관계자들이 직접 대구를 방문하는 등 외국의 관심도 부쩍 커졌다. 또한 뉴욕뮤지컬시어터페스티벌(NYMF))과 연계해 상호 간 축제를 홍보하는 MOU도 체결해 해외에 축제를 알리는 데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발전을 위한 과제는?

올해 DIMF는 줄어든 예산 때문에 규모가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창작지원작은 지난해 6편에서 올해 3편으로 줄었고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참가작도 지난해 8편에서 6편으로 감소했다. 공연장도 지난해와 달리 상대적으로 비싼 수성아트피아 등이 빠지고 소극장이 많이 잡혔다. 지난해 24억원에서 올해 14억원으로 DIMF 예산이 절반 가까이 줄다 보니 참가 작품 선정이나 공연장 섭외 등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나 대구시가 앞으로 예산 확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만 기대지 말고 자생적인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지역 한 예술인은 "국비를 많이 못 받았다면 그에 따른 자기반성이 필요하며, 진정한 시민축제로 거듭나려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위원장 또한 "DIMF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협찬과 후원에 좀 더 힘을 쏟겠다"고 했다.

지역의 인프라 구축과 지역참가팀에 대한 배려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DIMF의 궁극적인 목적이 지역 뮤지컬 산업의 경쟁력 확보인 만큼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DIMF 아카데미를 상시로 운영한다든지 대구작품상 제정, 예술감독제 운영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술계 관계자는 "지역 작품을 참가시켰다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지역 참가자들이 다른 지역의 작품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는데 그런 배려가 부족하다"고 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도 풀어야 한다. 올해는 투란도트가 축제 전후로 너무 조명을 받아 관객 편중 현상이 일어났고 실험성 있는 작품을 다수 올리다 보니 흥행성에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는 것. 배 위원장은 "내년 정도에는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조직의 재정비나 전문인력의 참여 등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공연 축제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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