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세값·기름값·대출금리 상승…서민가계 '3重苦'

"먹고살기 피가 말라요"…장마로 채소·과일값 등 폭등

서민 가계가 다시 '3중고'에 짓눌리고 있다.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달부터 가파르게 치솟고 있고, 전세가격 상승에 기름값'대출금리까지 덩달아 올라 서민 가계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마철 폭우로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데다 가장 빠른 추석(9월 12일)이 다가오고 있어 벌써부터 추석 물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식탁 물가 비상

최근 물가 불안은 '장바구니'가 주도하고 있다. 장마철 물폭탄으로 채소와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상추 등 일부 채소류는 지난 일주일 새 가격이 2~3배 뛰었다. 지난달 2천700원 수준의 배추 한 포기값은 10일 기준 5천700원까지 올랐다. 상추 역시 100g에 450원이던 것이 1천333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다.

엽채류가 매장으로 본격 출고되기 시작하는 오는 14~15일쯤엔 장마로 인한 고물가 여파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주부 최모씨(41) 씨는 "한파 피해로 2, 3월 급등했던 채소류 가격이 이달들어 다시 오르고 있어 저녁 장을 보기가 겁날 정도"라고 했다.

비로 조업이 중단되면서 수산물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한 마리에 1천800원 하던 국산 냉장오징어는 2천300원으로 올랐다. 이마트도 1천950원 하던 오징어 가격이 2천680원으로 껑충 뛰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올해 과일 및 수산물 값은 지난해보다 큰 폭 상승하고 제대로 된 상품도 선보이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올해 추석상 비용은 예년에 비해 30% 이상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구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전월대비)은 4.6%로 전국 평균 4.4%보다 0.2% 높았다. 3월 5.1%까지 치솟았던 대구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월 4.6%에서 5월 4.4%로 떨어졌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물가는 외식 가격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장인 임모씨(34)는 "올들어 점심 메뉴 가격은 물론 커피 가격까지 올랐다"며 "월급은 그대로인데 밥값 부담은 늘고 있어 지갑 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오르는 전세값에 기름값, 고금리까지

서민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인 전세가격도 만만치 않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 전세 가격은 지난 2006년부터 4년간 안정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9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6.3% 오른데 이어 올들어 6월까지는 9.1% 급등했다.

부동산 업계는 "대구 전 지역 중소형 전세 가격이 지난해 대비 2천만~3천만원 오른 상태지만 전세 품귀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전세 가격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기름값'대출금리까지 올라 서민들을 옥죄고 있다.

지난 6일로'ℓ당 100원 할인'이 끝나자마자 기름값이 크게 오르고 있어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1938.58원까지 치솟아 최고가를 기록한 ℓ당 대구 평균 휘발유값은 5월 1929.09, 6월 1907.01원까지 떨어졌다가 14일 1919.80원까지 다시 뛰었다.

이에 따라 영세 화물트럭 업계 등 생계형 자영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ℓ당 대구 평균 휘발유값은 1년 전인 1711.97원보다 200원 가까이 급등해 장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지역 트럭업계는 "기름값 폭등으로 하루벌이가 예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목숨을 건 과속 운전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은행권들은 서민이 주로 이용하는 소액대출 금리를 상대적으로 크게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 대출금리까지 덩달아 오르는 등 서민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의 500만 원 미만 소액대출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평균 연 7.06%를 나타내 1년 전보다 0.74%포인트 상승했다. 소액대출 금리가 연 7%대로 진입한 것은 2009년 11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잔액 기준 금리는 연 8.19%로 2009년 3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연 7.70%가 돼 1년 만에 1.43%포인트 급등했다.

임상준'김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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