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학계의 통설 중 하나가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하게 산다'는 것이다. 학력이 낮을수록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 흡연'음주'과식 등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또 학력에 따른 경제력 차이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회 여러 분야의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건강 차원에서도 양극화 완화는 급박하고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학력과 건강'과 관련한 몇몇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지난달 미국암학회 엘리자베스 왈드 연구원은 대졸자의 암 사망 확률이 고졸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25~64세의 남녀가 암으로 숨진 통계를 분석한 연구였는데, 대졸 남자의 암 사망 비율은 인구 10만 명당 56명이고, 고졸 이하 남자의 암 사망 비율은 인구 10만 명당 148명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고졸 이하 암 사망 비율이 10만 명당 119명이었고, 대졸의 비율은 10만 명당 59명이었다.
오랜 기간 교육을 받는 것이 혈압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브라운대학 공중보건학 에릭 룩스 박사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교육을 오래 받을수록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3천890명을 대상으로 30년간 진행한 이 연구에서 교육기간이 긴 여성들은 교육기간이 짧은 여성들보다 평균 혈압이 3.26㎜Hg 낮았으며, 남성의 경우에도 대학원 이상 학력자는 저학력자에 비해 혈압이 2.26㎜Hg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웨덴 샬그렌스카 대학병원 연구팀은 학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미래에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더 낮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팀은 52개 국가의 심근경색 등 심장병 환자 1만2천 명과 건강한 성인 1만4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를 다닌 기간이 8년 이하인 저학력인 사람이 고교 졸업 이상 학력을 가진 사람보다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이 평균 31% 정도 더 높게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관련 통계가 있다.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공단'국립암센터와 공동으로 지난 1999년 암 발생자 4만9천여 명을 대상으로 소득계층별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분석해 본 결과, 남녀 모두 소득이 낮은 계층이 높은 계층보다 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자 수를 보면, 남자의 경우 소득이 가장 낮은 5계층은 인구 10만 명당 376.6명인데 반해 소득이 가장 높은 1계층은 266.9명에 그쳤다. 여성의 경우도 5계층 284.4명에 비해 1계층은 228.7명이었다.
암 발생 후 5년이 지난 시점의 생존율을 조사한 결과, 남자의 경우 1계층은 42.4%인데 5계층은 26.9%에 불과했다. 여자의 경우도 각각 59.9%대 50.0%로 1계층이 높았다.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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