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는 감정 실린 음성으로 접할때 더 깊은 감동"

시(詩), 낭송의 옷을 입다/김동원 지음/만인사

김동원 시인
김동원 시인

김동원 시인(송앤포앰 대표)이 시 낭송에 관한 에세이집 '시, 낭송의 옷을 입다'를 펴냈다. 한 편의 시를 소개하고, 이어서 시인과 시적배경, 낭송의 맛, 관객의 느낌 등을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다.

"시가 직관을 통해 영감을 포착한다면, 낭송은 소리 파동을 통해 청자에게 시를 감동 에너지로 전환시킨다. 즉, 시속에 들어앉은 시인의 영혼을 불러내어 관객들의 심장 속으로 파고들게 하는 것이 시낭송의 본질이다. 시가 문자매체로 영원성과 연속성을 띤다면, 시낭송은 음성 매체로 순간성'현장성을 띤다. 시의 의미 함축이 때때로 독자로 하여금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 때, 시낭송은 소리와 감정으로 그 의미를 풀어내어 쉽게 전달한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로 시작하는 김소월의 시 '초혼'의 적절한 낭송시간은 4분이다. 관객들은 탁 트인 바다를 향해 앉고, 낭송자는 바다를 등지고 격정적인 목소리로 낭송하면 제맛일 것이다. 이 시는 살면서 맺히기 마련인 한과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책은 이런 식으로 각각의 시를 소개하고, 낭송의 배경과 분위기 등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지은이는 "시인이 시 창작자라면, 시 낭송가는 시 전파자"라며 "시인과 낭송가는 이란성 쌍둥이로 언어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관객의 엉긴 마음속 상처를 씻어주는 공동작업을 한다"고 말한다.

시를 눈으로 읽는 것도 즐겁지만, 인간이 감정이 생생하게 실린 음성으로 접할 때, 시는 더 생생하고 깊은 감동을 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것에 관한 이야기다. 책은 지은이가 '송앤포엠'이라는 이름으로 6년 동안 펼쳐온 시 문화운동의 결실이자 1차 결산에 해당한다. 406쪽, 1만5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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