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4시 울진군 근남면 울진엑스포공원 주변 왕피천 유역.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강하구인 이곳은 평소에 물이 발목을 덮지 않지만 지난 장마 때문인지 제법 불어있었다. 발을 담그고 손으로 바닥을 훔치니 생각지도 못한 '재첩'이 올라왔다. 10여분을 훔쳤을까, 한손 가득이다. 빈껍데기로 올라온 것도 있지만, 개중에는 성인손톱 크기만큼 자란 알찬 놈도 눈에 들어왔다.
섬진강의 명물 재첩이 울진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곳 반경 1㎞구간에 집중적으로 재첩이 생산되고 있는데, 아마도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강하구라는 적절한 서식환경 때문인 듯했다.
해방 전만해도 1시간만 부지런히 잡으면 양동이 한가득은 문제없었다고 하는데 요즘 이곳 재첩 생산량은 들쑥날쑥이다. 올해 생산량은 바닥이지만, 내년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생산량이 줄었는데, 주민들은 모래채취 업자들이 모래를 퍼갔기 때문으로 생각했다.
박금용(50'울진군 공무원) 씨는 "어릴 때만해도 이곳 주변에서 재첩을 자주 채취해 요리해 먹었다"며"요즘에도 양은 적지만 지속적으로 나고 있고, 일부 주민들이 별미로 즐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민 김진우(54) 씨는 "왕피천 유역에는 모래와 뻘이 섞인 곳이 있는데, 이곳에 주로 재첩이 살고 있다"며"바다로 유명한 울진에서 재첩이 생산된다는 사실은 분명 이채롭다"고 말했다.
이곳 재첩은 회갈색인 섬진강 재첩에 비해 색깔이 짙다. 맛은 구수하며 안쪽은 보라색 띠가 여러 겹 자리하고 있다. 올여름 휴가때 강바닥을 밟으며 재미 삼아 잡기에는 충분하다. "재첩국 드이소"라는 소리가 섬진강을 넘어 울진에도 들릴 만하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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