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습하고 무더운 날씨에는 건강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쉽게 지치고 나른해지며, 자칫 식욕을 잃기 쉬워 의외로 여름 감기란 복병을 만날 수 있다.
여름 감기의 원인은 습기, 더위, 피로, 찬 음식 등을 꼽을 수 있다. 여름 감기는 오한, 발열,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등 외에 몇 가지 특징적 증상이 있어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습사(濕邪)로 인한 병, 즉 습기가 원인인 경우이다. 여름철 야영 생활 중 소나기를 맞거나, 비를 맞으면서 산행을 한 경우와 같이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장시간 지내는 경우 발병하는 것이다. 이때에는 발열과 함께 손바닥에 땀이 많이 나고 머리가 심하게 무겁고 아프다. 또한 전신의 관절이 쑤시고 가슴이 답답하며 가래를 많이 뱉게 되고,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기도 한다.
두 번째 유형은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서사(暑邪), 즉 우리 몸에 열기가 침입해 발병하는 경우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일사병, 열사병이라고 하는 것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땀을 내도 열이 떨어지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하고 속이 메슥거리는 증상이다. 또한 소변의 양이 현저히 줄어들고 짙은 황색을 띠게 된다. 이때는 일반적인 감기 치료에 더위를 식혀주는 약재를 첨가해 치료하는데 한방에서는 '청서익기탕'이라는 처방이 유명하다.
세 번째 유형은 냉기가 원인이 된 것으로, 흔히 말하는 냉방병이다. 냉방병은 땀으로 나가야 할 체표면의 열기가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몸 밖으로 나가지 못해 발병한다. 콧물과 코막힘, 전신 무력증, 근육통, 두통, 관절통, 집중력 장애, 혈액 순환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덥다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과도하게 켜고 찬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우리 몸은 땀 조절을 못하게 돼 찬 기운이 몸속에 스며든다. 이로 인해 여름철에 알레르기 비염이나 폐렴 등에 쉽게 걸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여름철 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습도를 낮추어주되 실내'외 온도 차이는 5℃ 정도로 하고 1시간 정도 간격으로 외부의 공기를 자주 유입시키고 적당히 땀을 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만 되면 더욱 기운을 못 차리는 사람이 있다. 이런 체질의 사람들은 땀을 많이 내면 몸이 더욱 냉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여름철 건강법이란 삼계탕과 같은 고단백의 따뜻한 음식으로 속을 데워주고, 목욕을 해도 찬물 대신 따뜻한 물로 씻는 것을 말한다, 우리 몸 안의 습기를 내보내고 열기와 한기의 균형을 맞추어 주면 여름철 감기를 잘 다스릴 수 있다.
한의학 고전에서 '여름철은 사람의 정기가 소모되는 계절로 심장활동만 왕성하고 정력이 쇠퇴하기 쉬우니 만사에 무리하지 말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가을, 겨울에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사계절 중에 건강을 지키기가 가장 어려운 때가 여름이니 만큼 열무와 부추, 감자 등의 제철음식으로 입맛을 돋우고 건강을 위한 체력보강이 필요한 시기이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박영선 대구한의대 한방여성의학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