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단장 대구 중구 골목투어] 되살아난 도심

선조 숨결 얽힌 숱한 사연 스토리텔링…전국서 인기

골목길이 말을 걸어왔다. 현대화 물결에 휩쓸려 오랫동안 숨죽여 있던 곳. 200여 년 전 대구의 상징은 대구읍성과 성곽, 종로거리 등이었다. 그 진정한 근대 문화의 자산들이 후손인 우리와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 과거길이었던 영남대로, 서민들의 길 진골목. 그 길로 다니던 우리의 조상은 그동안 끊임없이 우리에게 손짓과 몸짓을 보내왔다. 하지만 현대화의 소음에 길들여진 우리의 감각은 무디기만 했다.

3년 전에야 겨우 말귀를 조금 알아들었다. 대구시 중구청이 마음먹고 시작한 '도심 재창조 사업'이 그 촉매가 됐다. 이제야 서툰 몸짓이 시작되고 있다.

◆도심이 살아나고 있다

대구의 '아름다운 골목길'이 전국에 알려졌다. 대구의 골목에는 근대 건축물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고 그 속에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 있다. 중구청은 골목에 얽힌 숱한 사연들을 찾아내 이야기로 만들었다. 그리고 새롭게 단장을 하면서 3년 전부터 도심문화 탐방 행사인 '골목 투어'를 전국에 선보이고 있다. 요즘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 골목 투어

대구 골목길 걷기는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골목 투어 참가자는 첫 해인 지난 2008년의 경우 9회에 걸쳐 287명에 불과했다. 2009년 149회 3천19명, 지난해 294회 6천859명으로 참가자 수가 크게 늘었다. 올해는 6월 말 현재 279회에 1만502명을 기록하고 있다. 가족 단위나 비공식적인 방문까지 합하면 1만5천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골목 투어에는 주말이면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는 것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안내 신청은 중구청 문화관광과(053-661-2194)에 문의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

▶제1코스 '달구벌 그때 그 시절'

경상감영공원→대구 근대역사관 →향촌동→대구역→종로초등학교→달서문→섬유회관→오토바이골목→삼성상회 옛 터→달성공원(3시간 소요)

▶제2코스 '근대문화의 발자취'(가장 인기 있는 코스)

계명대 동산병원 선교박물관에서 시작한다. 동산병원 선교사주택→3·1 만세 운동길→계산성당→이상화·서상돈 고택→성 밖 골목→구 제일교회→약령시 한의학문화관→종로→진골목→화교협회(3시간 소요)

◆맛 투어

대구 10미(味)를 아시나요? 대구를 상징하는 열 가지 음식은 따로국밥·소막창구이·생고기·동인동찜갈비·논메기매운탕·복어불고기·누른국수·무침회·야끼(볶음)우동·납작만두이다. 동산병원 선교사주택→3·1 만세 운동길→이상화·서상돈 고택→계산성당→성 밖 골목→약령시→구 제일교회→염매시장→종로 화교협회→진골목→경상감영공원 등의 투어 후 찜갈비골목 등 대구 10미 중 선택해 '맛따라 길따라' 예술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다.

◆야경 투어

문화재 야간 경관 조명을 대상으로 셋 째주 금요일(오후 7~9시)에 진행된다. 반월당→관덕정→성 유스티노 신학교→ 성모당→바오로샬트르 수녀원→동산병원 선교사주택→3·1 만세 운동길→이상화·서상돈 고택→계산성당→성 밖 골목→약령시 한의학문화관→구 제일교회→염매시장→종로→화교협회→진골목→경상감영공원. 모이는 장소=반월당 삼성생명 앞.

◆학생체험 골목 투어

별도의 코스를 구성한다. 매주 화·수·금요일 3회,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시행한다. 평소 학교별로 신청해 순회 운영하고 있다. 방학을 맞아 초·중·고 학생들의 신청도 쏟아지고 있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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