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광표' 성냥을 기억하십니까? 58년째 불씨 이어

경북 의성 국내 유일의 공장…품질향상으로 어민들 애용

60년 가까이 만들어온 성광성냥을 홍보하는 손진국 대표.
60년 가까이 만들어온 성광성냥을 홍보하는 손진국 대표.

"국내 유일의 성냥공장, 경북 의성에서 생산되는 성광(城光)표 성냥을 기억하십니까?"

1960, 70년대까지만 해도 성냥은 생활필수품이었다. 사각형 통성냥은 가정의 부엌과 안방에서 '귀한 존재'로 여겨졌지만, 보일러'가스레인지'라이터의 등장으로 성냥은 추억의 저편으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옛날 방식의 성냥 제조를 고집하는 기업이 있다.

경북 의성군 도동리 769번지에 위치한 성광성냥공업사. 1954년에 세워져 6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성광성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냥공장의 명맥을 이어가며 '불씨'를 꺼트리지 않는 업체다.

손진국(75) 대표는 "성냥은 습기나 염분이 많은 곳에서는 잘 켜지지 않는다. 그러한 단점을 보완해 지금도 바닷가 어민들이 우리 성냥을 많이 애용하고 있다"며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사실 성냥산업은 인도네시아, 중국에서 생산되는 값싼 제품에 밀려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도 어려운 실정이다. 성냥 사용이 줄어들어 마케팅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다. 불이 나기 쉬운 성냥 제조의 특수성 때문에 아직도 공정의 절반 이상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서도 성광성냥은 겉포장에 '城光'(성광)이라는 글씨와 디자인, 색상을 바꾸지 않고 초창기 상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손 대표의 성광성냥에 대한 애착심과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다.

손 대표는 "1970년대 당시엔 연매출이 6억원에 이를 정도로 호황이었다. 종업원이 많을 적엔 200명이 넘었으나 현재는 10여 명으로 줄었지만, 자부심 하나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상준(61) 전 의성군 새마을과장은 "내가 어릴 적에는 안방, 사랑방, 부엌 등 시골의 어느 곳이든 성광성냥을 볼 수 있었다. 특히 군불을 때거나 소죽을 끊일 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성광성냥을 사회적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구사회연구소와 손 대표, 주민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의성군'주민'연구소로 구성된 3자협의체를 만들어 성광성냥이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의 고용창출은 물론 문화산업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육성키로 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성광성냥 공장을 성냥박물관 및 학생들을 위한 학습체험관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구사회연구소 엄태수 실장은 "앞으로 성광성냥을 사단법인으로 전환해 공공재의 성격을 지닌 사회적기업으로 육성'발전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조광식 시민기자 cho9922@kmu.ac.kr

멘토:이석수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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