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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의 의료백과] 위기에 봉착한 응급의료…'메스' 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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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응급실을 찾은 환자나 보호자들은 "병원에 온 지 1시간이 지났는데도 의사 얼굴 한 번 본적 없다", "몸이 아픈데 치료는 않고 같은 질문만 되풀이 한다"는 등의 하소연을 쏟아내곤 한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여자 어린이 장중첩증 사망 사고와 올 1월 뇌출혈 환자의 응급수술 지연 문제는 응급실 의사 문제, 실시간 병원 정보 부재 등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지난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응급의료에서 많은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내용은 이런 것들이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요청하는 경우 당직전문의가 직접 진료를 하게 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장에게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하게 된다. 또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경우 응급의료기관의 환자 수용능력을 확인토록 하고 만약 응급의료기관이 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면 바로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를 통해 구급차 등의 운용자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또 응급의료사업 성과에 따라 재정을 차등지원하는 체계를 만들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의 의료진들은 응급의료 혁신을 위해선 열악한 근무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구의 대학병원 한 교수는 "응급의료에 대한 환자들의 불편과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병원 내부 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의사 부족 등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는 보건복지부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진행한 '2010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자 의견조사 결과 보고서'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 조사는 전국 447개 의료기관의 응급실 의료진 580명과 119 구급대원 361명,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 상담원 108명 등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에 참가한 응급실 근무 의료진 중 41.6%가 '현 근무 여건에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07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근무 여건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비율(34%)보다 증가해, 의료진이 체감하는 응급실 근무 여건은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580명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매우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0.5%였고 만족은 10%, 보통은 46.4%, 불만족은 34.7%였으며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답한 비율은 6.9%였다.

불만족스러운 근무 여건으로 꼽은 대표적인 사항은 '응급실 근무 인력 부족'이 40.7%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낮은 보수 수준'이 24.9%, '긴 근무 시간'이 12.9%, '환자의 의료 거부 및 행려병자 상대'가 5.0% 순이었다. 의료진의 누적된 피로와 열악한 근무여건은 고스란히 의료서비스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응급의료에는 대증요법이 아닌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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