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시 보는 한의학] 여름철 산후조리

보양식 잘못 먹고…무리한 다이어트 하다간 낭패

여러 가지 산후조리법은 나름의 이유와 필요에 의해 이뤄지지만 대부분 무작정 따라하다간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산후조리도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체질과 증상,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활용해야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첫째 찬물, 찬바람 등 차가운 기운에의 노출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엔 차가운 음식을 찾고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기에 노출되기 쉽다. 찬 음식과 찬 바람을 자주 쐬면 결국 허약해진 관절과 내부 장기에 무리가 생겨 전신이 시리고 아픈 산후풍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산후풍의 발생을 막아주는 최선의 방법은 이완되고 확장된 골격과 근육, 인대들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단단하게 아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미 질병이 찾아오면 치료가 쉽지 않고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차가운 기운을 조심하는 만큼 과보온으로 인해 땀을 빼는 조리법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은 그 자체로도 무더운 계절인데 산후의 부기를 뺀다고 온돌에 누워 억지 땀을 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당연히 허약해진 산모의 몸은 더욱 탈진하고, 체온 저하로 산후풍이 더 쉽게 오는 상태가 된다. 한(寒)이든 열(熱)이든 체온을 적절히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민간에서 흔히 복용하는 보양식에 주의해야 한다. 부기를 뺀다고 알려진 호박, 잉어, 가물치가 그것. 산후 부기는 실제 물이 고인 부종이 아니며 혈액의 손실로 인한 근육이완에 의한 부기일 뿐이다. 그러므로 이뇨효과가 있는 음식들은 산모의 혈액 손실을 가져와 오히려 산후 회복에 방해가 되며 모유량도 줄어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넷째 노출이 심한 여름철이라 조급하게 다이어트를 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산후 비만은 전신의 장기와 근육들이 퇴축하고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4~6개월 이후에야 체중 관리가 가능하다. 너무 이른 체중 감량은 회복을 더디게 하며, 모유의 질과 양을 떨어뜨려 태아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신중하고 체계적인 체중 관리를 해야 후유증을 피할 수 있다.

여름철 산후조리는 다른 계절보다 까다롭다. 금하거나 조심해야 할 음식과 습관이 많기 때문. 하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건강하고 시원한 산후조리를 할 수 있다. 산후 조리와 다이어트는 정확한 한의학적 조언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백승희 오드리여성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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