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실물경제에도 경고등 켜지나…GDP 4% 성장 비관론 대두

9일 오전 10시 코스피 지수가 1800선마저 무너지자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 직원이 허탈한 표정으로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9일 오전 10시 코스피 지수가 1800선마저 무너지자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 직원이 허탈한 표정으로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 강등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면서 2011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성장률 예상치(4,4%)를 달성하기는커녕 4%대에 미달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5월 발표한 '2011년 수정 거시경제 전망' 에서 올해 상반기 4.0%, 하반기 4.7% 등 연간 4.4%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유럽 재정 위기 악화에 이어 미국 경제마저 수렁으로 빠지면서 한국의 성장률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게 됐다.

잇단 금융시장 불안은 자칫하면 신용경색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투자'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등 실물경제에 다양한 경로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정부의 예상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4%가 안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성장은 수출에 의해 주도돼 이번 사태가 성장률 전망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내수 수요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에서 수출 수요까지 약화되면 경제 성장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무라증권은 3분기와 4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3.3%, 3.6%로 예상했으며, 연간 3.5%를 제시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원유 수입국(GDP 대비 6.3%) 중 하나로 글로벌 경제와 신용시장, 원자재 가격 변화 등에 취약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국내 증권가 역시 일본 지진 반사이익과 맞물려 수출 호조세를 이어간 상반기와 달리 금융 혼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금융가에서는 벌써 성장률 저하를 우려하기엔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이번 혼란이 상반기부터 이어져 온 수출 호조세가 갑자기 뚝 꺾일 수준은 아니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인플레이션 부담에도 내수 회복세가 뚜렷해 4% 초반대의 성장은 무난하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8일 "우리나라 수출의 3분의 1은 중국으로 가고 있다. 제2의 금융위기와 같은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 성장률은 4%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경제계는 주요 20개국(G20), 주요 7개국(G7)의 정책 공조가 속속 이뤄진다면 세계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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