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안미희(38'경산시 백천동) 씨는 지난해까지 여름이면 모기때문에 애를 먹었지만 올해는 한시름 놓았다. 안 씨는 "아이들이 모기에 물리면 피부를 긁어대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모기가 눈에 띄지 않아 모기 걱정없이 저녁에 아이들을 데리고 강변에서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즐긴다"고 말했다.
올여름 모기 수가 크게 줄었다.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비가 많이 내려 좀처럼 모기를 구경하기가 힘들다.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6, 7월 모기 개체수가 지난해에 비해 각각 13.1%, 61.6% 줄었다. 특히 지난해 8월 첫째 주 225마리였던 모기 개체수는 올해 109마리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모기가 줄어든 것은 잦은 비로 모기들이 번식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평년(1981∼2010년) 강우량과 비교해 올해 6월은 4배, 7월은 3배 이상 많은 비가 내렸다. 6월 일일강우량의 경우 지난해(3.59㎜)에 비해 올해에 5배(19.2㎜) 더 많았다.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 박우원 보건연구사는 "모기는 초저녁 시간에 공중에서 군무를 하며 짝짓기를 하는데 올여름에는 많은 비로 풀숲과 나뭇잎 뒤로 숨어버렸다"며 "어렵게 짝짓기를 하더라도 하수구나 물웅덩이 등에 낳은 알이 폭우로 불어난 물에 쓸려 내려간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북의 경우 구제역 사태 당시 축사와 인근 지역에 방역을 집중한 것도 모기 서식지를 줄이는 데 한몫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보건전문가들은 올해 비가 많이 와 모기가 줄었지만 앞으로 비가 잦아들고 더위가 시작되면 모기가 예년과 같이 번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북도 김정일 보건정책과장은 "장마철이 지나가면 모기가 번식을 시작하고 많은 비로 오히려 물웅덩이가 더 많이 생겼기에 안심할 수 없다"며 "여름철 모기의 산란장소인 논, 생활주변의 물웅덩이, 가축오물처리장, 축산농가, 아파트 정화조 등 방역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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